[군산을 걷다 #61] 신풍동에서 기억돼야 할 곳… 군산중과 시자원봉사종합센터
상태바
[군산을 걷다 #61] 신풍동에서 기억돼야 할 곳… 군산중과 시자원봉사종합센터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03.02 12:48
  • 기사수정 2022-03-02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내 최초 중학교의 군산중 개교… 군산과 서해안 등 대표적인 교육기관 우뚝
군산고와 1951년 학제 분리… 내년이면 군산중 개교 100주년
자원봉사종합센터 2017년 9월 신축… 월명동‧조촌동 청사 거쳐 문화동시대 개막

문화동 등 신풍동에서 다루지 못한 곳이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군산중학교와 시자원봉사종합센터, 월명초등학교(이전) 등이다.

금광초등학교에서 대학로로 조금만 군산대 방향으로 올라오면 지역사람에게 널리 알려진 영국빵집도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다. 그야말로 숨겨진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본래 군산중은 오랜 역사에도 다루는 것을 미뤘던 것은 군산고와 연관 때문이지만 이젠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군산중은 어떤 역사성이 있었나.

# 개교 100주년 앞둔 군산중은… 군산공립실업(농업)학교 출발과도 깊은 연관

군산중은 도내 최초의 중학교 개교란 점에서 엄청난 의미를 지닌 곳이다.

1923년 3월 29일 군산부 학교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후 같은 해 5월23일 개교됐다.

이는 도내 최초 중학교.

군산중의 근원의 한 흐름은 1910년 5월13일 군산공립실업학교(2년제)로 인가되어 1911년 11월 군산공립농업학교로 개칭됐다. 1920년에는 3년제로 연장된 이 학교는 1923년 4월 정읍공립농업고(정읍농림고- 현재 정읍제일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정읍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과거 역사와 전혀 다른 학교로 변했다.

다만 군산중은 개교 시조격인 학교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뒤 본격 5년제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1923년 5월 개교로 정식 역사로 삼고 있다.

이와 비슷한 역사와 흐름을 같이하는 학교는 군산여고다. 이는 1916년 개교한 군산여중이 군산공립실과고등여학교(2년제)로 출발됐다가 공립 군산고등여학교(4년제: 1921년 4월)- 군산공립여중(6년제: 1947년 4월) 등을 거쳐 오늘날 군산여고의 본류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군산중은 1926년 6월 8일 본관 건물 낙성식을 앞두고 사이토(齋藤) 총독 축사와 본관 건물 사진이 신문에 실릴 정도로 관심이 높았단다.

1회 졸업식 때 일본인 31명, 한국인 2명을 배출한 호남 명문으로 당시 일본인들의 자랑거리였단다.

조선인 입학이 매년 2~ 3명에 그치자 자녀교육에 뜻을 둔 군산의 조선인 유지들은 전교생의 1/3은 조선 학생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은 자주 회합을 갖고 군산을 방문한 사이토 총독에게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학급 증설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그러나 1930년 10학급으로 편성하면서도 조선인 자녀 입학 문제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군산중 조선인 학생들은 일본인 교사들의 냉대와 감시, 차별대우 속에서도 우리의 ‘민족 혼’을 지켜나갔다. 1931년 6월 군산에 거주하는 조선인 학생들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 유적 보존을 위한 모금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조선인 학생들은 중일전쟁(1937)과 태평양전쟁 와중에 타의반 자의반으로 참전을 해야 함에 따라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식민지 백성들의 아픔이었다.

군산중과 군산고가 분리된 때는 1951년 8월31일.

이런 역사성과 뿌리 때문에 군산중‧고는 졸업생들간 유대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총동창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국전쟁은 도내 최고 역사의 중학교 개교라는 점에서 많은 재학생 등이 학도병(학도의용군)으로 참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사자(97명)를 낸 호국학교로 기록되고 있다.

과거 군산중·고총동창회가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서울 용산소재 6·25 참전기념관, 육군본부 군사연구실, 육군사관학교 화랑대연구소, 재향군인회 등의 기관과 발간 서적을 통해 확인하고 발굴한 내용이다.

군산중의 오랜 역사는 인물과 지역체육발달사를 기록할 정도다.

1946년 창단해 7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군산중 농구부는 2007년 추계 전국 중·고 농구대회 등 다수의 전국대회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생존 당시 김병남(작고) 전 서해방송 보도국장은 농구부와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작곡가 홍난파의 큰사위 홍문길(작고)씨가 1943년 군산중 농구부를 창단, 오늘날의 농구도시 군산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얘기였다. 그는 1929년 평양숭실중학교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연희전문대 선수(1935년)로 활약하다가 1943년 군산으로 돌아왔다. 3년 뒤 군산중 농구부를 신설해 오늘날 군산농구의 역사를 써내려가게 만들었다.

이 시절 군산중 농구는 호남농구의 최강자로 군림할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과시했다.

야구부의 역사도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0년대부터 시작돼 군산은 물론 도내 학교야구의 원조이자 뿌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군산중이 현 교사로 이전한 것은 1988년 7월이다.

졸업생만도 지난해까지 3만여명을 훌쩍 넘어섰고 올해까지 합하면 3만500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충경원 준공과 조국수호 앞장

충혼탑
충혼탑

군산중은 2003년 10월 송풍동 교정에 충혼탑과 충경원을 조성하며 동문으로 확인된 전사자 65명과 참전자 240명의 이름을 비석에 새겼다.

고은(26회) 시인의 헌시를 새겨넣었고 조각가 강관욱(37회) 교수가 주탑인 충혼탑을 조각했다. 또 휘호는 박춘성(37회) 서예가의 작품이다.

타오르는 횃불이 구국의 기상을 밝히고 있으며 기단부에는 총을 쥐고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청동 학생상을 세워 그 자랑스러웠던 그때 그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군산중‧고 총동창회는 이후 매년 7월 14일 교정의 충경원에서 군산중고 학도병 전사자 추모제를 거행해왔다. 군산중 학도병으로 참전한 1950년 7월 14일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군산중에선 전교생 2,500명 가운데 500명쯤이 입대, 군산상업중· 영명중· 사범학교 학생들과 함께 군산역을 출발했다고 증언되고 있다.

지원 대상도 아닌 17세 이하 학생들도 자원했고 신체검사도 없었다. 학도병들은 부산으로 내려가 훈련을 제대로 받을 겨를도 없이 낙동강 방어선에 투입돼 군번도 없이 산화했다.

한편 주탑에 대한 1차 준공식은 2003년 10월2일 가졌고 학도병 출정 54주기를 맞아 추모제와 준공식은 2004년 7월14일 거행한 바 있다.

# 군산시자원봉사센터

군산시자원봉사센터. / 사진=투데이군산
군산시자원봉사센터. / 사진=투데이군산

 

지역 자원봉사업무를 총괄하는 군산시자원봉사센터가 2017년 9월 조촌동에서 문화동 새 청사로 이전했다.

조촌동 교통정보센터 3층에 마련된 구청사가 비좁아 문화동 옛 시장관사 내에 단층(면적 83.5㎡) 건물을 새로 지어 이전하게 된 것.

1998년 7월 옛 월명동사무소에서 개소한 시자원봉사센터는 1999년 1월 대한적십자사 군산지회 및 YMCA 군산지회에 공동위탁, 2000년 1월 군산시여성자원봉사회에 위탁했고 2006년 1월 군산시 직영체제로 전환됐다. 2011년 12월 사단법인으로 만들어져 새로운 출발을 기약,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옛 군산시장 관사는 관선 시절에는 밤에 시청공무원이 야간근무하는 체제였고 민선시장이 취임한 이후 이곳은 사실상 이용되지 않았단다.

한편 황진 군산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이 2020년 6월 5대와 6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이성당 아성’ 도전한 당찬 동네빵집 ‘영국빵집’

군산에는 이성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군산 속의 최고빵집 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개업 역사와 판매량 등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동네빵집인 영국빵집의 내공은 만만치 않다.

1972년부터 제과제빵과 인연을 맺은 베테랑 정석균 대표가 1984년 3월 개업해 올해 38년째 영업 중이다. 수년 전부터 군산에 생산되는 흰찰쌀보리(찰보리쌀)로 만든 이곳 빵류는 고소한 맛과 풍미로 군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군산의 흰찰쌀보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한데다 베타카로틴 성분을 다량 함유해 당뇨 등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상당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밀가루와 흰찰쌀보리의 비율을 조금씩 조절해가며 연구를 거듭한 끝에 기존 빵에 버금가는 식감은 물론 보리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얻어 지역에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기술로 특허까지 받았다.

2000년대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경쟁에서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건강한 빵을 만들어낸 기술 때문.

이 제품들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지역 특산품이기도 하고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서 ‘우리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이용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흰찰쌀보리빵을 개발하게 된 것.

이를 계기로 군산의 전국구격인 이성당과 함께 군산 대표 빵집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때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지면서 관광명소로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영국빵집의 대표메뉴는 흰찰쌀보리로 만든 단팥빵, 만주, 초코파이 등이다. 택배 주문도 가능하다.

한편 1988년 9월 개교한 송풍동의 월명초는 이웃 금광초에서 분리돼 약 30년 동안 발전해오다 원도심 인구 감소 등으로 이전됐다.

이 학교는 2019년 3월 수송동으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고 모두 29학급(특수 1학급) 및 병설유치원 1학급으로 편성돼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