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향토성 부족한 신흥동 말랭이마을에 군산의 색(色) 입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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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향토성 부족한 신흥동 말랭이마을에 군산의 색(色) 입히자"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01.14 13:13
  • 기사수정 2022-01-17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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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72억 원 들여 신흥동 일대 체험시설 조성했지만 기대보단 우려감 ↑
6년 만에 완공된 사업치곤 관광객 유치엔 ‘역부족’ …현재 컨셉으론 흥행 어려울 듯
전남 신안군처럼 ‘컬러’ 마케팅을 … 동백꽃의 분홍‧ 붉은색‧ 흰색 적극 활용해야

 

장기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군산 말랭이마을 조성사업이 최근 마무리됐지만 젊은층 등 관광객의 기대감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새로운 관광기법으로 부상한 ‘컬러색’을 입히는 것은 물론 디지털 기술을 활용, 주변 건물에 영상을 투사해 보여주는 미디어 파사드(정면 외벽부분)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런 기법에 성공한 곳이 전남과 그곳의 지자체들이다.

# 신흥동 말랭이마을사업 완공… 市, 기대감 막연

‘전북도 1시군 1대표 관광지 육성사업’에 선정된 말랭이마을 조성사업는 국‧ 도비 등 총 72억 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은 군산시가 고지대 불량주거지의 정비 일환으로 매입한 신흥동 일대 주거시설물(28동)을 철거하는 대신 이를 활용해 체험공간을 만드는 내용.

시는 말랭이 마을 조성사업과 관련, 건축공사를 비롯해 김수미길· 소리 공간 조성·  관리 운영조례 제정 등 전체 사업 일정을 최종 마무리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6년여 만의 일.

말랭이 마을은 전체 1만㎡에 전시관 8동· 레지던스 9동· 서비스 공간 8동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단체관람객을 위한 오순도순 사랑방을 포함해 왁자지껄 잔치마당, 옛 모습을 갖춘 추억사진관, 신흥동의 역사를 담은 도란도란 이야기 마당· 작가이야기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영화관, 신흥양조장, 근대놀이마당 등도 들어서 있다.

시는 이곳에 적잖은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이곳과 인근 시간여행마을과 향후 조성될 월명산 전망대 등과 연계한 관광활성화 및 관광객 유치에 기폭제가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다.

# 향토성 약한 컨셉 ‘관광객 손짓’ 한계

하지만 젊은 관광객 등은 무관심을 넘어 냉소적이다.

SNS 등에 능한 이들의 무관심은 특징과 사진 촬영 등과 같은 관광 홍보의 확장성면에서 최악의 상황이 아닐수 없다.

본래 기획한 사업과 달리 이곳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주요 관광지의 성공 조건 중 하나인 ‘고유성 및 향토성’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과거의 건물은 남아 있으나 일부 공간에 생뚱한 대형 건물들이 등장, 주변 건물 등과 심한 부조화 문제를 일으키는가 하면 인근 지역을 돌아보면 불과 10~ 20분 안팎만 소요되는 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근에 있는 시간여행마을과도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구조라는 반응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기될 고민거리지만 코로나 19 확산 등에 따른 경기침체로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든 구조여서 빈 건물들의 효과적인 활용은 가능하겠느냐다.

특히 이곳의 심각성은 통영의 동피랑 등과 같은 전국 유명 원도심권 재생지역과 경쟁력뿐 아니라 공간적인 면에서 매우 협소하다는 점도 큰 흠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얘기인가.

# 핫한 관광지 통영‧ 신안 등 벤치마킹 시급

군산의 원도심권역은 그동안 이성당과 신흥동 일본식가옥(히로쓰 가옥), 내항 중심으로 집중 개발되고 있어 장소적인 측면에서 협소할 뿐 아니라 관광객들의 발을 붙잡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장기간 노출 등으로 인한 ‘식상함’.

다시 말해 원도심과 옛 관광자원으로만 지속적인 관광객들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수십년전 개봉된 8월의 크리스마스와 관련 초원사진관이나 일본식 가옥 등과 같은 내용으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여기에다 동절기와 야간 시간대는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한 경남 통영시와 전남 신안군 등의 성공 사례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통영의 전략’

경남 통영시는 최근 동피랑의 남망산 공원에 만든 디지털파크 ‘디피랑’을 만들어 낮에만 북적이고 밤이 되면 별다른 볼거리가 없어 머무는 관광객 유치 문제를 해결했다.

우선 벽화마을로 유명한 통영 동피랑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 시민문화회관 벽면 건물 주변에 영상을 투사해 보여주는 미디어 파사드(정면 외벽부분) 기술을 활용했다.

공원 산책로 1.5㎞는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실제 사물 위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투영하는 미디어 아트기법) 등 각종 디지털 조명기술을 활용해 통영항, 자개, 남해안 별신굿 등 지역색을 물씬 담은 15개 테마가 산책로로 거듭나도록 했다.

 

‘신안군의 전략’

전남 신안군의 작은 섬 반월도와 박지도.

이곳은 신안에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은 작은 섬으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형제 섬이라 할 수 있다.

궁벽한 작은 섬에 물질적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

‘돈을 들여 뭔가를 새로 짓고 만들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면?’에 주민들은 마을에 지천으로 자생하는 도라지꽃을 떠올렸다.

섬 사람들의 쏠쏠한 찬거리인 도라지는 여름이면 보라색꽃을 피워 반월도와 박지도 곳곳을 물들인다.

쇠락하던 마을에 ‘보랏빛 희망가’가 울려퍼졌다.

마을 사람들과 민선 7기 신안군(박우량 군수)은 여기에 주목했다. 2019년부터 섬 전체를 캔버스 삼아 보라색으로 도배하기 시작한 것.

국내 어느 지자체도 해본 적 없던 시도였다. CNN 등 해외 언론이 ‘도박에 가까운 승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신안군 컬러 마케팅의 출발점이었다. 마을 지붕과 섬으로 연결한 다리, 심는 식물들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바꿔나갔다. 주민들 옷은 물론 생활도구 등 섬 전체가 보라색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해안 산책로에는 라벤더, 자목련, 수국 등 보랏빛 꽃들을 심었다.

반월도와 박지도를 이어주는 다리를 보라색으로 칠했다. 우체통, 쓰레기통, 전동차, 커피잔, 음료수도 보라색으로 바꾸었다. 밭작물도 보라색의 순무, 콜라비가 자란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재원을 갖추고도 주민들의 무관심과 무능한 행정 때문에 귀중한 관광자원이 하릴없이 방치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지켜봐 왔다. 전국에 수많은 둘레길이 지자체들의 무사안일과 주민들의 몰이해 속에서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도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채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은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새로운 거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최근 신안군 반월·박지도의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 쾌거는 주민들의 진정성과 지자체의 시의적절한 마케팅 및 지원이 관광자원 개발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동력임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 동백의 컬러 색 ‘매직’ 활용전략 마련을… ‘아래에서 위로’ 짙은 색깔 배치

우리 군산에서 컬러 관광 마케팅을 고민할 공간은 있을까.

그동안 컨셉잡기에 고생한 삭막한 군산의 말랭이마을에 시도하면 어떨까.

이곳에 우선 시화(市花)인 동백꽃을 활용하는 방안이 그 출발이다. 동백꽃은 시화이기도 하지만 월명공원에 수많은 군락지로서 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과 친숙하다는 점이 아이디어의 출발이다.

동백꽃은 동북아시아가 원산지며 매년 12월~ 4월까지 개화하는 차나무과 식물이다. 꽃의 색깔은 분홍과 붉은색, 흰색 등이다.

다양한 색깔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서 이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동백꽃은 전국에 다양한 종류와 꽃 색깔들을 지닌 만큼 우선적으로 삭막한 겨울에 관심을 끌 동백꽃 화단과 인근 건물 빈터, 거리 곳곳에 동백나무를 심어 일종의 ‘동백꽃단지’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이다.

야간경관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동백꽃 모양의 다양한 전구와 가로등 등에 이르기까지 설치할 경우 새로운 겨울 관광지로도 부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속출하고 있다.

인근 군산과 장항을 잇는 동백대교의 이름을 이곳에서 유래한 것처럼 이미지를 선점하자는 것이다.

향후 설치될 위풍당당한 동백대교의 경관조명과 조화를 이루거나 ‘경관조명의 연결 띠’를 확장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여론이다.

다음으로는 이곳의 담장에는 여러 모양의 벽화들이 있지만 특징면에서 미흡한 만큼 이 공간의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된 동백꽃을 새롭게 그려 넣는다면 인근이 ‘동백꽃타운’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란 게 일부 인사들의 제언.

앞으로 대면(對面) 관광시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통영처럼 인근에 있는 일부 건물에 밤에도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 등 각종 디지털 조명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자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한 관광전문가는 “월명공원은 봄철이면 아름다운 벚꽃으로 수놓지만, 겨울이면 시화(市花) 동백꽃들이 겨울이면 공원 곳곳에 피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도 지역 관광의 새로운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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