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빙' 장치 없는 군산공항, 눈 내리지 않아도 항공기 결항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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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빙' 장치 없는 군산공항, 눈 내리지 않아도 항공기 결항 일쑤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01.12 15:06
  • 기사수정 2022-01-12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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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항공기 2편 결항 돼… ‘승객에겐 두 시간 전에 예보’ 불만 폭발
‘언제 오지공항 탈피하나’… 예산 때문에 고가의 제방빙 처리시설 설치 차일피일
동절기에 항공기 동체와 날개에 붙은 얼음을 제거하는 항공기 제방빙 시설이 군산공항에 갖춰져 있지 않아 결항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인천공항 제공
동절기에 항공기 동체와 날개에 붙은 얼음을 제거하는 항공기 제방빙 시설이 군산공항에 갖춰져 있지 않아 결항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인천공항 제공

 

“오늘(12일) 군산공항에 눈이 내리지 않았어도 비행기 결항이라니요…”

A씨는 새해를 맞아 모처럼 가족들과 제주여행에 마음이 들떴다. 그런 만큼 수시로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다행히 눈 소식은 없었다.

하지만 12일 오전 9시쯤 출발시간을 앞두고 항공사로부터 결항 소식을 전해듣고 황당해했다.

전날까지 군산공항에 눈 예보가 없었는데 결항 이유가 ‘강설(降雪) 때문’이라는 것이다.

A씨 가족 뿐만 아니라 제주를 가려는 많은 이들도 이 같은 어이없는 상황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할 수 없이 A씨 가족은 제주에 호텔 등을 예약해 놓은 탓에 광주공항에서 출발해야하는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겪어야만 했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군산공항의 경우 동절기에 비일비재하다는 것.

공항 관계자와 그 주변에선 승객들의 어이없는 표정과 달리 무척 담담한 표정이었다.

이유인즉, 공항의 ‘시설적인 측면이어서 불가피하다는 것인 만큼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군산공항은 눈 예보는 물론 약간의 눈만 내려도 결항이 일어나는데 겨울철에 필수적인 ‘제방빙(DeIcing, Anti-Icing)’과 처리시설이 전무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해명이다.

제방빙제와 관련 처리시설에 소요되는 예산이 엄청나기에 군산과 같은 작은 지방공항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군공항 더부살이 하는 입장에선 엄두도 내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다.

제방빙이란 동절기에 항공기 동체와 날개에 붙은 얼음을 제거(제빙)하고 운항 중 추가적으로 결빙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방빙)하기 위해 특수 용액을 도포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군산공항측은 제방빙과 관련 처리시설 등이 절실함에도 고가여서 향후 새만금국제공항 준공이 되면 마련하겠다는 막연한 행정 논리로 날을 지새우고 있을 뿐 아니라 반쪽짜리 공항으로 추락하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군산공항 개항이래 동절기를 맞은 항공사들이 환경문제와 맞물려 있는 비행기 동체의 제빙(除氷)‧ 방빙제(防氷劑) 사용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심각한 것은 한국공항공단과 환경전문가 등에 따르면 제방빙제의 주성분인 ‘프로필렌 글리콜’은 폐기물관리법상 특정폐기물로 전량 회수처리 대상이나 현재 시설로는 13%가량은 아예 회수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반쪽짜리 공항 신세를 벗어나려면 이를 처리하기 위한 관련 처리시설이 필수적으로 설치, 운용돼야 하는 상황이다.

한때 환경문제를 고려하지 않아 대부분 지방공항 등의 경우 전국적인 이슈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 같은 제방빙 작업이 필요한 이유를 놓고 전문가들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항공기 표면의 어름과 눈이 비정상적인 공기 흐름을 일으켜 양력(揚力)의 손실을 초래, 안전운항에 막대한 지장을 주기 때문에 필수적인 과정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도 의무화하고 있어 약품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날개에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결빙되어 날개 표면이 불규칙하게 되면, 정상적으로 뒷전에서 모여야 할 공기의 흐름이 박리되면서 안정적으로 양력을 만들어낼 수 없고, 항공기의 이륙성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제방빙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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