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예술문화+] 칸딘스키의 구상에서 추상 회화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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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의 예술문화+] 칸딘스키의 구상에서 추상 회화로의 전환
  • 송진희 서해환경 이사
  • 승인 2021.09.14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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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칸딘스키(Vassily Kandinsky 1866~1944), 컴포지션8, 1923년작, 구겐하임미술관 소장
바실리 칸딘스키(Vassily Kandinsky 1866~1944), 컴포지션8, 1923년작, 구겐하임미술관 소장

굽이치는 곡선과 찌를듯 뻗어있는 직선, 동그라미와 네모로 이루어진 면과 알록달록한 색감. 칸딘스키의 작품 컴포지션은 10개의 시리즈로 이뤄져 있다.

특히 컴포지션8은 그중에서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칸딘스키는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정립하며 현대 추상회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자유로운 형태와 강렬한 인상은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데 그만의 시각으로 탄생한 칸딘스키의 화풍들은 한가지 공통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점, 선, 면으로만 구성되어 있단 사실이다.

러시아의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바이올린과 첼로 등을 다룰 줄 알았던 그는 대학에서는 법과 경제를 공부했다.

하지만 서른살이 되던 1896년, 칸딘스키는 모스크바의 한 전시장에서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건초더미' 작품을 보고 그의 기억 속에 강하게 새겨졌다 한다.

대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색채만으로도 경이로울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 그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독일로 가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의 초기작 '청기사(1903년작)'는 당대 유행하던 인상주의 화풍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구상에 가까웠다.

"Color is a power which directly influences the soul" 당시 칸딘스키는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힘이다"라고 했다.

그는 화가가 바라본 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그리는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해 갔다.

이후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등과 함께 청기사파를 결성해 활동했었는데 각자의 방식은 달랐지만 예술을 통해 내면의 영혼을 탐구하고자 했다. 

이때 칸딘스키는 예술가의 시선, 철학, 감정 등의 내적요소가 작품의 형식을 결정한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자신만의 이론을 정리해 당대 지식인들에게 호평을 받은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란 이론서를 내놓는다. 이론서에서 그는 화가가 느낀 감동을 감동적으로 표현해야 그것을 보는 관람자도 감동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바그너의 로엔그린 오페라 감상 후 그는 음악이 자연에 있는 소리를 그대로 흉내 내지 않고도 훌륭한 예술을 만드는 것처럼 미술도 자연 그대로를 흉내 내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봤다.

그의 이론서 결론 부분에는 그가 '인상'이라 부르는 소묘적, 색채적인 형식과 '즉흥'이라 부르는 무의식적인 표현, 그리고 이성, 의식, 의도등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구성' 이 세가지가 합쳐져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고 했다.

그는 음악을 들으며 이미지를 떠올리며 이를 표현해 적용했는데 음악은 그에게 내면을 표현하기에 최적의 도구였다.

음악은 그림으로 바뀌었고 칸딘스키는 이를 캔버스에 옮겼다. 건반을 눌러 피아노를 치는 것처럼 예술가는 색을 써서 영혼의 울림을 만들어낸다고 봤다.

칸딘스키는 자연의 외형을 따라하는 그림들을 단순한 '멜로디'이고 반대로 자유롭게 상상하고 그려낸 복잡한 그림은 '교향곡'이라 불렀다.

그는 회화에서 궁극적인 목적은 영혼의 울림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몬드리안과 함께 추상미술의 대가로 불린 칸딘스키의 컨포지션 연작들을 보면 구체적이었던 형상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순간적이고 격정적인 감정을 추상적으로 그린 '뜨거운 추상'이 드러난다. 

서울대학교 ACP특강에서 김주원 대전시립미술관 Chief Curator는 추상의 두가지 대립되는 전통에 대한 분석으로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의 책 '비극의 탄생'중 인간의 경향을 아폴론적 성향(지성을 바탕으로 기계적, 논리적, 이성적 경향)과 디오니소스적 성향(유기적이며 낭만적, 표현주의적 경향)의 정신 철학적 구분과 일치한다고 설명한다.

즉, 몬드리안은 아폴론적 성향과 일치하고 칸딘스키는 디오니소스적 성향과 일치한다.

칸딘스키는 색채와 선, 면 등 순수한 조형 요소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으며, 사물의 겉모습보다는 작가의 감정을 나타내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듯 하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가장 간단한 도구로 표현하는 것, 그것이 칸딘스키에겐 '예술의 본질'이었다.

"모든 것은 점으로부터 시작한다."
"Everything starts from a dot" by Vassily Kandinsky

 

송진희 이사는?

ㆍ군산동고와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졸

ㆍ현 ㈜서해환경 대외협력이사 재직

ㆍ현 (사)이음예술문화원 이사장

ㆍ커피 감별사(Genie's 더치&드립백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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