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영화 이야기] 어두운 성문화를 담은 군산 배경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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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영화 이야기] 어두운 성문화를 담은 군산 배경 영화
  • 장병수 (유)어울림 대표
  • 승인 2021.07.27 23:06
  • 기사수정 2021-07-2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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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촬영된 영화 중 왜곡된 성문화 의식을 담은 영화로는 박상미 감독의 '꽃파는 할머니'와 구명철 감독의 '갈잎의 노래'가 대표적이다. 사진은 개복동 화재 관련 촛불 행진/사진=군산시.
군산에서 촬영된 영화 중 왜곡된 성문화 의식을 담은 영화로는 박상미 감독의 '꽃파는 할머니'와 구명철 감독의 '갈잎의 노래'가 대표적이다. 사진은 개복동 화재 관련 촛불 행진/사진=군산시.

 

군산에서 촬영된 많은 영화들 중에서 왜곡된 성문화 의식을 담은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6.25전쟁 이후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미군부대 인근 지역에 속칭 ‘기지촌’이라는 곳이 생겼다.

평택 안정리 기지촌, 대구 왜관 기지촌 그리고 군산 기지촌 등 전국에 대략 9개의 미군을 위한 기지촌이 있었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미군을 위한 기지촌은 해방전에는 일본 정부가 그런 만행을 저질렀다면 해방 후 한국정부가 위안부와 비슷한 제도를 운영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런 마음에서 왠지 씁슬한 생각이 든다.

이런 기지촌에서 미군을 상대로 영업하여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여성들 중에서 성매매하는 여성들을 일명 ‘양공주“ 또는 ’양색시‘라고 불렀다.

이들은 미군에 의해 살해되거나 포주에게 인권 유린을 당해도 평생을 가난과 폭력에 허덕이면서 살 수밖에 없던 기지촌을 떠난 여성들의 기구한 삶을 생생하게 그린 영화가 있다.

1999년 박상미 감독의 영화 [꽃 파는 할머니]는 군산의 한 기지촌 일명 ’아메리카 타운‘이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삶의 마지막을 이어가고 있는 할머니들의 일상과 기억을 담고 있는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다.

군대가 있는 곳에는 여성이 있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인들에게 미군은 구세주였다.

영화 [꽃 파는 할머니]는 그때 미군부대 주변에서 자신의 몸을 팔아 달러를 벌어들여 가족을 먹여 살리던 여성들! 세월이 흘러 그 여성들은 할머니가 되었다.

그러나 타운을 떠나지 못하는 할머니들, ’양색시‘라는 부정적인 사회의 시선이 무서워 타운 안에서 꽃을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 속에서 한국사회의 비뚤어진 성문화와 그들의 인권유린의 문제를 충실하게 필름에 담아내고 있다.

할머니들은 기름값이라도 벌어보려고 밤마다 클럽을 돌며 꽃을 팔고 있다.

한국 전쟁 이후 가난한 여성들에게 ’가족을 먹여살리려면 그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 기지촌 여성이 된 것처럼 할머니들 역시 먹고 살기 위해 기기존을 찾게 되었다.

할머니들이 스스로를 위안부라고 부르지만 이러한 ’자발성‘ 때문에 기지촌 여성을 ’위안부‘라고 칭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감독은 ”강제적 동원을 반드시 물리적 차원에서만 해석해야 하는가?“라고 작품 전반을 통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

휴전이라는 또 다른 전시상황, 미군의 주둔, 부대 내 성병진료소를 설치해 기지촌 여성들을 진료하는 것, 무엇보다도 생명을 위협하는 가난 등을 들어 정부가 ’공창‘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80년대만하더라도 정부 기관이 기지촌 여성들을 모아 놓고 산업일군이라고 추켜세우고 성병교육을 했다는 증언은 기지촌에서 흔희 들을 수있다고 영화는 꼬집는다.

100달러를 벌면 그 중 80달러는 포주에게 바치며 살아야 했던 이 할머니들은 이러한 착취와 함께 사회적 열시와 냉대 때문에 그렇게도 지긋지긋한 미군기지를 떠나지 못하고 시든 화초처럼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탓에 제4회 인권영화제(1999년) 자료집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음을 밝혀 둔다.

2017년 전수일 감독의 영화 [아메리카 타은]은 군산의 아메리카 타운에서 사진관집 아들 상국은 기지촌 여성에게 사랑에 빠지고 상국이 소년성을 잃던 날들의 감각은 미군 기지촌 여성들이 느꼈던 상처와 아픔으로 이어진다.

상국은 그녀를 통해 기지촌의 감춰진 진실과 맞닥뜨리며 당시의 기지촌 문화를 전달한다. 필자도 이 영화를 통해 이과장이란 배역을 맡아 출연함으로써 영화배우(?)로 데뷔하였다.

왜곡된 성문화를 보여주는 영화로 군산 배경 영화는 2005년 구명철 감독의 [갈잎의 노래]가 있다.

군산에서는 2000년 9월 19일 대명동 집창촌 화재사건으로 5명의 꽃다운 젊은 여성들이 쇠창살에 막혀 질식사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2년 뒤에도 개복봉 유흥주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14명의 여성이 희생되어 사회적 충격과 아픔을 안겨주었다.

이 역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왜곡된 성문화로 인한 여성인권유린의 대표적인 사건이라 하겠다.

이러한 집창촌 여성들의 인권유린의 생생함을 영화 [갈잎의 노래]에서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군산 대명동 윤락가 내에 있는 무허가 3층 건물 중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20여분 만에 진화됐으나, 여성 5명이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하였다.

이때 살아 남은 한 여성의 증언을 토대로 남편과 딸아이를 둔 한 여성이 IMF로 인해 인신매매를 당해 사창가로 흘러들어가면서 일어나는 뒷골목을 그린 영화다.

남편은 노숙자가 되고, 딸을 고아원에 맡긴 수정은 식당 종업원으로 취직하여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던 중 손님으로 찾아 온 건달에게 속아 소도시 항구 사창가로 팔려 가면서 수정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다.

24시간 건달들의 감시속에서 탈출도 시도해 보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결국 삶을 포기하고 딸을 행한 그리움에 눈물 짓는다.

어느날 화재 사건으로 집창촌이 세인의 관심을 끌자 수정은 지옥 같은 생활을 사회에 공개하고 포주들의 잔혹한 행위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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