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감면해준 전기요금 다시 내라"…자영업자는 두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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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감면해준 전기요금 다시 내라"…자영업자는 두번 울었다
  • 신수철 기자
  • 승인 2021.07.20 16:05
  • 기사수정 2021-07-22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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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군산지사
한전 군산지사

 

군산의 50대 자영업자는 최근 한전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문자 한통을 받고 분통을 터트렸다.

얼마 전에 재난지원금 지급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줬는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산오류로 전기요금 감면 불가대상으로 재통보받았으니 다시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일부 자영업자들은 20일 <투데이 군산>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해왔다. 지역에서만 이런 문자를 받은 경우가 400건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사업이 뭐길래?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한전이 지원하는 것이다.

그 대상은 4차 재난지원금 대상에 해당이 되는 소상공인 및 소기업이다. 다만 영업제한 조치 기간 중 매출이 증가한 소상공인과 소기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전기요금 감면사업은 집합 금지된 소상공인·소기업의 전기요금과 영업 제한된 소상공인·소기업의 전기요금을 다른 비율로 지원한다.

집합금지 업종은 월 전기요금의 50%를, 영업제한 업종은 30%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특성상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사업은 사업자가 과도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지원금액에는 상한선이 적용되어 있다.

집합금지 업종은 월 상한액 30만 원, 영업제한 업종은 18만 원이다.

# 자영업자 두번 울린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 사업

한전이 지역내 일부 자영업자들에게 보낸 문자 전문은 이렇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한국전력입니다."

"한전에서는 집합금지, 영업제한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4차 재난지원금 수령고객에 한하여 전기요금 지원사업을 시행중입니다."

"귀하께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산오류로 인한 전기요금감면 불가대상으로 재통보됨에 따라 기존 감면액을 익월 전기요금 정산 또는 당월 요금 정정 후 청구될 예정이오니 이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문자에 기막히다는 반응이다.

4차 재난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한번 줬던 것을 다시 빼앗는 것에 한전에 괘씸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감면 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들이 그런 혜택을 알아서 해주더니 이제는 그 게 잘못됐다고 다시 돌려받는다는 것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40대 자영업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영업자를 두번 울리는 셈"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자영업자는 '줬다 뺏는' 황당함에 어리둥절…사과도 없어

영세 자영업자가 이번 일로 겪어야 할 심리적 박탈감과 소외감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책임질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전은 물론 한전측 말대로 전산오류로 데이터를 잘못 보내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사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 자영업자는 <투데이 군산>과의 소통에서 "차라리 처음부터 감면을 해주지 말던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잠시 침묵을 깨고서는 "그랬다면 지금처럼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코로나19로 너무 어렵다"며 "마땅한 대안이 없어 문도 못닫고 있는데 이런 일은 정말 황당하고, 사지(死地)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마음이 쓰리고 아파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일과 관련해 한전의 조속한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자영업자의 가슴에 상처를 준 만큼 시가 직접 나서 한전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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