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옥의 情談 Click] 오늘의 기록은 왜 중요한가?
상태바
[강성옥의 情談 Click] 오늘의 기록은 왜 중요한가?
  • 강성옥 LX 파트너스 대표이사
  • 승인 2021.05.10 11:39
  • 기사수정 2022-01-17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성옥 LX파트너스 대표이사
강성옥 LX파트너스 대표이사

태종 이방원은 자유롭게 노는 자리였던 만큼, 사관의 출입을 금하였다. 하지만 민인생은 특유의 사관 정신으로 얼굴을 가리고 태종의 뒤를 따라다니며 임금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었다.

말을 타고 사냥을 하던 태종은 말에서 떨어졌고 사관에게 “이를 사초에 기록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사관은 기록하지 말아 달라는 말까지 사초에 기록으로 남겼다. 기록을 담당하는 사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는 태종 말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시는 할머니는 매일 조금씩 짐을 싸들고 나가서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날마다 짐을 정리했고 남은 건 남편의 젊은 시절 사진뿐이라고 했다. 그것마저도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을 왜 태워요?”

“영감 사진이 나한테나 소중하지. 나 죽고 나면 자식들한테 짐 되니까 태우는 거여.”

할머니는 당신의 살아온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사진들을 모두 태우고도 몇 년을 더 사신 뒤에 돌아가셨다.

우리 아버지는 5년 전 봄날에 돌아가셨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는데 여러 장의 사진이 나왔다. 젊은 시절에 태능 선수촌에서 찍은 사진, 아버지와 어머니의 약혼 사진, 기울어져 가는 초가집 앞마당에서 환하게 웃고 찍은 사진 속에는 젊고 잘생긴 아버지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옷차림, 가옥 구조, 우물까지도 담겨있었다. 지난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역사였다.

개인의 삶도 모이면 역사가 되고 사실을 고증하는 자료가 된다. 지방자치 단체들은 민간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록물 관리를 위한 노력을 하기 시작하였다.

증평군은 기록물 관리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공공기록물은 물론 시민기록물까지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주민 주도의 시민기록관리를 지원하고, 시민기록물의 관리와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게 된다.

김제시는 1900년부터 1990년대까지 지역의 역사, 행정, 문화, 행사, 축제 등 시의 변천과 시민들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김제시 관련 민간기록물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접수된 기록물은 감정평가를 거쳐 최소 5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김제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였다.

전주시는 지난해 시민기록관을 건립하였다. 역사와 문화 속에서 시민의 삶을 기록해 다시 역사가 되는 ‘전주시민기록관’ 처럼 전주를 상징하는 다양한 기록유산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그 외 경상남도를 비롯하여 파주시, 신안군, 제주시, 정읍시 등 광역단체, 기초 자치단체들이 민간기록물 수집과 관리를 위해 조례를 만들고 기록관을 세우고 있다.

민간기록물이란 개인 또는 단체가 생산, 취득한 기록물로써 카드, 도면, 문서, 도서, 시청각 기록물, 구술채록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정보자료를 말한다. 민간기록물을 수집 관리하는 이유는 행정기록물의 빈틈을 메우고 기록을 통해 군산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민간기록물 수집과 활용을 위해서는 우선 소유자, 관리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기증과 위탁을 원칙으로 진행하고 기증과 위탁으로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는 구입, 사본 수집, 구술채록 등의 방법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공공기록물과 구분하여 별도의 수장고에 보존하여야 하며, 지식정보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군산시도 행정기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시민의 삶을 역사에 기록하기 위해 시민기록물 관리를 위한 노력에 귀 기울여야 한다.

 

강성옥은?

한국국토정보공사 자회사 파트너스 대표이사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부위원장

군산시의회 3선 시의원(5대~7대)

제6대 군산시의회 전반기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