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특산물 주박장아찌 上] "명성에도 명품 만들기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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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특산물 주박장아찌 上] "명성에도 명품 만들기 과제 산적"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1.04.30 21:25
  • 기사수정 2021-05-04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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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점유율 70% 차지… 전국적인 최고 특산품으로론 역부족
군산, 주박장아찌 탄생 ‘일제강점기 양조업 성업’의 산물
위생시스템 구축‧ 맛 개선 등 통해 지역이미지 극복 과제
주박 장아찌/사진=군산시
주박 장아찌/사진=군산시

 

‘나나스키’ ‘ 나나스께’ ‘ 나나스케’ 등으로 불리는 ‘나라즈케’는 일본 나라현의 특산품 즈케(절임)다. 이는 청주박(淸酒粕: 술지게미)에 울외를 절여 숙성시킨 일본식 장아찌다.

군산사람이라면 이런 이름들을 누구나 들었을 것인데, 다른 지역에선 다소 의아한 음식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직 전국화와 거리가 멀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런 이름의 유래에서 보듯 일제강점기와 맞물려 있는 음식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표기되던 것이 최근 군산시 농업기술센터 등의 노력으로 주박장아찌란 이름으로 통일됐다.

일제강점기 군산과 목포 등 곡창지대를 끼고 있는 항구도시와 익산, 정읍 등까지 우리 쌀을 술로 만드는 정종(청주)공장을 세웠다. 이들 지역에서는 청주공장의 부산물 주박으로 만든 장아찌를 만들어 먹었을 뿐 아니라 그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정착했다.

주박이 천연방부제 역할을 해 오래 보관할 수 있는데다 먹을거리가 없던 시절, 입맛을 돋워주는 반찬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류의 다양화로 청주공장들이 대부분 사라지면서 군산에 남아 있는 롯데주류 ‘청주(淸酒)’ 제조공장이 그 중심 원료를 제공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군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군산은 역사와 자연 환경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주박장아찌를 생산하는 중심지로 부상한 지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이에 본보는 주박장아찌의 탄생 배경과 산업 현황, 왜 군산주박장아찌인가, 지역 향토자원 산업화사업 개요 및 추진전략, 과제 등을 두 차례(상, 하)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군산이 전북의 점유율 83%, 전북이 전국의 81.9%, 전국적인 의미에서 70% 이상 차지… ’

이는 주박장아찌 산업의 군산 위상을 보여 준 수치다.

이런 위상은 1917년 조선주조 군산분공장이 설립된 이래 전국을 대표하는 양조산업 중심지였다. 해방 후 군산업체인 백화가 이 같은 산업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주류회사 반열에 올랐고 오늘의 롯데주류 군산공장의 모태 역할을 하게 된 것.

롯데주류 군산공장은 여전히 청주를 생산하는 국내 최고시설을 갖췄고 이곳에서 나온 주박의 품질 또한 뛰어나다. 이 때문에 주박장아찌를 제조 생산하는 전국업체들이 제조과정에서 나온 이곳의 우수한 주박들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를 벌일 정도다.

‘주박’이란 술(정종)을 만들고 남은 술지(찌)게미로 보통 주정박이라 불린다.

군산에서 이를 이용해 발효음식을 만드는 게 주박장아찌다. 재료는 울외, 오이, 무 등이 주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많은 이름으로 불렸고 제조방식도 전근대적이었다. 맛도 천차만별해서 식단의 중심에 오르지 못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인기 있는 식품의 하나였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로 한때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다.

# 주박장아찌의 부활

이런 주박장아찌가 90년대 초반 건강을 생각하는 유행에 따라 추억의 음식으로 떠오르면서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추억의 음식으로 재부상한 것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 지역 언론이나 전국적인 뉴스에 보도된 때가 이 시기쯤이다.

이 시기에는 가내 수공업이나 일부 가정에서 만들어진 반찬류에 불과했다.

동군산농협과 삼학식품이 나서서 상표출원과 함께 울외장아찌공장을 만들어 ‘울외장아찌’와

‘울외’ 등이란 이름으로 일반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후 농촌진흥청이나 중소기업청, 성산농협, 군장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은 물론 군산시 등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면서 다른 업체들까지 뛰어들었다.

일부 업체들은 울외수확- 세척- 염장- 가공에 이르기까지 제조표준화를 하면서 갈수록 현대화와 위생 등을 고려한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여기에다 해썹시설까지 갖춘 생산가공시설이나 6차산업 인증사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차츰 전국적인 식품으로 부상하면서 울외재배면적이 38개 농가 10.8ha에 이르고 제품생산량도 245톤에 달하고 있다. 제조업체만도 24개로 늘어났다.

# 왜 군산주박장아찌인가

군산지역 울외는 생산‧ 기술적으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깊은 역사성과 향토성을 자랑한다.

군산주박장아찌는 100여 년 동안 울외를 염장한 후 국내 최대규모의 청주회사의 주박을 이용, 장아찌를 제조하는 전통방식만 고집한 지역성과 향토성을 지닌 발효식품이다.

군산은 해양성 기후와 사질토양이어서 우수한 자연환경과 재배조건 때문에 우수한 품질의 울외가 생산되고 있는데다 1990년 초부터 울외의 특성과 생리를 파악, 경작기술 노하우가 축적되어 원예기술을 한차원 더 끌어올렸다.

특히 성산 및 대야울외작목반 등 생산자 조직의 연구와 기술개발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져 생산기술의 향상을 주도했고 울외재배와 장아찌 가공기술이 집적화되어 공동생산과 공동마케팅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군산주박장아찌는 전국품평회 등에 출품되어 최고 품질인증을 받는 등 전국 최고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여건을 갖춘 이 장아찌는 타지역 울외보다 쫄깃쫄깃하고 병충해가 적을 뿐 아니라 탄수화물‧ 식이섬유‧ 칼슘‧ 철분 성분이 많아 함유되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군산주박장아찌가 지역대표향토식품이란 명성에도 전반적인 운영체계 정립 및 산업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시가 최근 군산주박장아찌의 명품화를 위해 네트워크화와 가공시설 현대화, 사업(수익)모델 구축 등을 위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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