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수제맥주 시대 下] '수제맥주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자'
상태바
[군산 수제맥주 시대 下] '수제맥주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자'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1.02.16 12:58
  • 기사수정 2021-03-09 2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산- 가공능력’ 갖춘 연관산업 육성 통해 지역축제 병행해야 시너지효과 ↑
‘규제의 전봇대 과감히 뽑아야’ 경쟁력 담보할 수 있어… 규제완화 서둘러야
수입맥주와 과세 역차별 해소 ‧ 지역특산주처럼 온라인 판매 허용 등 제도보완을
맥주의 원료인 맥아/사진=군산시
맥주의 원료인 맥아/사진=군산시

 

군산의 수제맥주산업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2014년 주세법 개정 이후 전국적인 수제맥주를 만드는 붐이 일고 있지만 군산은 산업적인 관심에서 제품생산을 위한 작은 발걸음을 떼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역수제맥주의 현주소를 얘기하자면 아직 이렇다 할 상표나 제품생산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다행히 잰걸음을 하고 있어 기대감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노(NO) 재팬의 영향과 코로나 19등으로 전산업의 여건은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고 있지만 그래도 국내수제맥주시장은 새로운 희망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군산의 수제맥주분야에 대한 도전은 매우 이례적일 뿐 아니라 독창적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산에서 쏘아 올린 희망이 도대체 뭐길래 그렇다는 얘긴가.

군산은 전국 최대 보리생산지인데 문제는 많은 생산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항상 고민거리였다. 이에 민관이 나서 남은 보리생산량을 가공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오면서 한편에서는 짬뽕라면을 만들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맥아 재배를 통한 소비촉진으로 난관 극복에 나서고 있다.

맥아 재배에 관한 도전은 전적으로 선도적인 군산시농업기술센터의 노력 덕분이었다.

맥아와 수제맥주를 연결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할 수 있었다. 최근 주세법 개정으로 전국적인 수제맥주의 붐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이런 수제맥주의 제조 열기에도 주원료인 맥아가 대부분 수입원료에 의존하는 현실을 면밀하게 분석한 시농업기술센터와 선도연구가들은 두줄 겉보리(맥아)의 품종을 확보해서 농가를 설득하고 교육해서 2017년 가을부터 32ha를 재배했다. 또한, 맥주보리 재배표준 매뉴얼을 농가에 보급하는 행정적인 지원은 물론 기술 지원에도 적극적인 힘을 보탰다.

2019년과 2020년 가을에도 같은 면적을 재배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맥아의 수요처를 고민하던 끝에 수제맥주의 생산가공시설과 제품생산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수요처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물론 전국수제맥주의 제조시설 등도 찾아 군산 맥아 품질의 우수성을 홍보하면서 수요처 발굴에도 힘써왔다.

국내 수제맥주의 시장점유율은 약 1.5%로 추정되지만 매년 30%씩 성장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맥아의 국산 대체 문제는 당연히 고민해야 할 모범답안과도 같았다. 수제맥주의 원료인 맥아는 거의 수입원료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

시농업기술센터는 수제맥주의 생산을 위한 맥주제조법과 맥아제조시설을 차근히 준비하고 관광과 연결하는 전방위적인 산업 육성에 전력해왔다.

이에 따라 2019년 옛 수협창고 1층을 활용한 수제맥주 양조장(생산 설비)과 영업장을 건립하는 등 수제맥주특화사업을 추진, 먹거리와 볼거리를 연계하는 전략도 마련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른 수요처 개발이란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곳곳에 존재하는 ‘규제의 전봇대’는 새로운 성장기를 맞고 있는 수제맥주산업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제맥주시장은 외형상 성장 추이에도 불구, 소규모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지역수제맥주산업은 여전히 성장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

편의점에서 소비되는 수제맥주는 99%가 캔 맥주로 판매되고 있지만 전국의 수제맥주 양조장들은 거의 대부분 캔 제조시설을 갖추지 못해 외국산과 경쟁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이 산업의 암울한 현주소다.

여기에다 더 큰 난제는 인터넷 판매를 하지 못하는 문제다.

인터넷으로 술을 팔려면 전통주 또는 지역 특산주로 분류가 되어야 가능하지만 맥주는 이 영역에 해당되지 않아 판매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형편이다.

이밖에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들은 국산원료로 맥주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국산과 수입 맥아의 가격 차가 워낙 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일반적으로 국산 맥아 가격은 수입맥아보다 2~ 3배 정도 높아 국산을 원료로 활용하는 문제가 녹록치 않아 국산원료의 메카로 떠오르는 군산지역 수제맥주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는 30년 전 우리나라 보리농사가 가격경쟁력 문제로 맥주용 맥아 재배를 포기한 값비싼 대가이기도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독자적인 국산 맥아가 생산되고 있는 군산의 농업 여건은 아쉽지만 그래도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그 재배면적도 예산상 문제만 해결되면 현재 수확량 120톤에서 2년 이내에 약 9배인 1000톤까지 확대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 규제만 완화되거나 제도적인 보완이 어느 정도로 이뤄지면 군산지역은 영업망 구축을 위한 가공 및 생산시설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다. 옛 금암동 소재 수협창고에 연간 250톤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가공시설을 갖췄다는 점에서 준비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군산은 선도적인 연구가와 시농업기술센터 등의 노력으로 조만간 가동을 앞두고 있어 향후 국내수제맥주시장의 중심지로 우뚝 설 전망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곳에 영업장까지 연계된 만큼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어 수제맥주산업의 도약을 위한 날갯짓은 무한한 가능성을 낳고 있다.

시농업기술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제 수제맥주를 활용한 관광축제는 준비하는 단계지만 뜬다리(부잔교) 등을 활용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희망의 불씨가 활활 타오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