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기자는 늘 발품을 판다.
현장 곳곳을 누비며 쓰는 그의 기사는 그래서 맛깔난다.
관념적으로 표현하면 그는 현장에서 다양한 취재거리와 호흡하며 소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의 취재 열정과 집념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은 자신의 이름이 또렷하게 인쇄된 여러 권의 책이다.
이번에 '투데이 군산'에 새롭게 내용을 보완해 연재하는 <군산야구 100년사(2014)>를 비롯해 <군산항에 얽힌 이야기들(공저/2017)> <군산 해어화 100년(2018)> <금강, 그 물길 따라 100년(2018)>이 대표적이다.
그를 대변해주는 논문도 꽤 있다.
2013년에 군산대 인문과학연구소 주최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한 <기록으로 보는 이영춘 박사-그가 겪은 고난 10가지>등은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전라도 권번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제고(2018)>라는 주제발표도 대표적인 그의 열정과 집념의 산물이다.
그는 2005년 인터넷신문 <플러스코리아>에서 처음 언론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인터넷신문 <신문고 뉴스> 논설위원 및 편집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 중이다.
한국전쟁 발발 때 세상의 빛을 봤다는 그가 올해로 일흔의 나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취재 현장 곳곳에서 만나본 그는 여전히 젊다.
/'투데이 군산' 뉴스 디렉터
우리나라에 서구식 체육(야구, 축구, 농구, 배구, 체조 등)이 처음 들어온 시기는 고종(高宗) 임금이 ‘교육입국조서’를 공포하는 1895년 2월 2일 이후로 전해진다.
조선 정부는 교육입국 정신에 따라 그해(1895) 4월 한성사범학교 관제를 공포하고 소학교, 중학교, 사범학교 등 각종 관립학교를 설립한다.
고종은 지(知), 덕(德), 체(體)를 3대 강령으로 삼고, 체육 활동으로 몸과 마음을 튼튼히 하여 무병장수의 즐거움을 누리도록 권장한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체조를 정규 과목에 포함시킨다.
고종은 아관파천(1896) 때 영어학교 학생들이 체조하는 모습을 돌아본다.
당시 조련사는 영국 해군 관원이었고, 학생들은 군복차림이었다.
근대적 군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고종은 현역 무관을 관립학교 체조 교사로 보낸다.
체조 교사 가운데는 훗날 독립운동가가 되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참모총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노백린(1875~1926)도 있었다.
한편, 서양 선교사들이 설립한 미션스쿨 교사들과 개화된 일부 지도층에 의해 화류회(운동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각종 구기 종목이 전수된다.
그중 야구는 1904년 황성 기독교청년회(YMCA) 초대 총무 질레트(Gillett) 선교사가 회원들에게 경기방식을 가르친 것이 시초이다.
당시 야구는 ‘서양 공치기(서양 굿)’, ‘서양식 격구’, ‘서양식 타구’ 등으로 불리었다.
야구가 처음 보급된 해로 기록되는 1904년은 러일전쟁이 일어난 그 해이자 을사늑약 1년 전으로 한반도는 세계열강들이 패권 다툼을 벌이는 각축장이 되어 있었다. 특히 일제 침략이 가시화되던 격변의 시기였다.
질레트는 '한국야구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인물로 우리나라에 농구, 스케이트, 복싱 등도 보급하였다.
개화기 체육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그는 1895년 배재학당 기독교계 학생회로 출발하여 사회단체로 발전한 협성회(協成會)가 YMCA 세계본부에 간사파견을 청원하여 1901년 한국에 온 선교사였다. 그는 한국식 이름 길예태(吉禮泰)로 불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YMCA의 다른 이름은 '황성기독교청년회'(서울기독교청년회 전신)였다.
질레트가 대한제국 황실에서 하사한 지원금과 뜻있는 내외국인들 성금으로 1903년 10월 28일 지금의 서울 종로에 설립한 기독교단체였던 것. 설립 목적은 교육·계몽·선교였으며 합동 연설회와 토론회 등을 개최하였다.
질레트는 체육의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던 YMCA 회원들에게 틈틈이 야구 기초를 가르쳤다.
캐치볼을 하는 회원들 모습에 호기심을 느낀 조선인들은 ‘서양 굿’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시설이 갖춰진 운동장 하나 없던 이 땅에 최초로 ‘황성 YMCA 야구단’이 창단되고, 각 학교와 애국 청년회마다 야구팀이 구성되면서 한반도 전역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계속)
Tip 조종안 기자의 '사진과 기록으로 보는 군산야구 100년사'
조종안 기자가 쓴 이 책은 지역에서 동이 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이 책을 구하려야 구할 수 없단다.
전북의 체육살림을 책임지던 전라북도 체육회 전 사무처장도 지인을 통해 어렵게 책을 구할 정도였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은 '일제강점기 군산의 야구' 제2장 '해방이후 활약상' 제3장 '군산을 빛낸 역전의 명수들'로 나뉜다.
이용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대행은 이 책에 대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구상으로 자료를 수집해온 열정과 노력에 대해 높이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