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기록의 사나이’ 김성한 ⑥
상태바
[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기록의 사나이’ 김성한 ⑥
  • 조종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승인 2020.10.30 08:12
  • 기사수정 2022-01-14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원조 ‘멀티 플레이어’

해태타이거즈 시절 김성한 선수./출처=군산야구 100년사
해태타이거즈 시절 김성한 선수./출처=군산야구 100년사

우여곡절 속에 탄생한 한국 프로야구는 해태 타이거즈(현 KIA), OB 베어스, MBC 청룡, 롯데 자이언츠, 삼성라이온즈, 삼미슈퍼스타즈 등 총 6개 팀으로 출범한다.

개막전은 1982년 3월 27일 잠실구장에서 치른다.

프로원년 해태 성적은 전체 4위. 홈런 부문에서 김봉연(22개), 김준환(19개)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김성한은 10승 투수에 타점왕, 홈런 13개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면서 이듬해(1983) 한국시리즈 우승을 예고한다.

깔끔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배짱이 두둑하고 손목 힘이 뛰어난 김성한의 최고 장점은 운동선수에게 생명이나 다름없는 하체가 튼튼하다는 것.

그는 시즌이 시작되자 득점 찬스 때마다 악착같은 승부 근성으로 적시타를 뿜어대 타점 1위를 지키면서 그해 8월까지 300여만 원의 상여금(메리트 시스템에 의한 배당금)을 별도로 받는다. 그가 받은 액수는 해태팀 전체 선수들이 받은 금액의 30%에 해당,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다.

1982년 5월 15일, 7000여 관중이 안타깝게 지켜보는 가운데 광주구장 울타리 안에서는 호랑이가 사자에게 물린 채 고초를 겪고 있었다.

5회까지 0-2로 뒤지면서 4연패의 치욕을 당하려는 순간, 타잔과 같은 사나이가 나타나 건곤일척의 진검승부로 위기에 빠진 호랑이를 회생시킨다.

6회에 마운드를 인계받은 김성한은 변화구와 강속구를 적절히 구사, 사자의 허리를 꽁꽁 묶으면서 ‘쾌도난마’의 역습을 가한다.

7회 말 주자를 1루에 두고 삼성 투수의 초구를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든다.

연장 11회 말 역시 안타를 치고 나간 앞 타자가 2루를 훔치자, 곧바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안타로 게임을 승리로 이끈다. 이 적시타는 자기 자신에게 시즌 4번째 승리 투수의 영광을 안겨주는 결정타이기도 했다.

혼자 차치고 포치고 장구까지 치는 1인 3역, 그의 멀티 플레이어 역할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이 해태에 입단하는 1985년까지 계속된다.

 

해태타이거즈 시절 김성한 선수./출처=군산야구 100년사
해태타이거즈 시절 김성한 선수./출처=군산야구 100년사
‘기록의 사나이’ 신문기사 제목 캡쳐./출처=군산야구 100년사
‘기록의 사나이’ 신문기사 제목 캡쳐./출처=군산야구 100년사

 

한국 프로야구의 각종 타격 기록에서 1980년대는 김성한의 시대였다. 600안타, 300타점, 1000루타 등을 가장 먼저 달성하는 등 해마다 새로운 기록이 탄생, 이때부터 ‘기록의 사나이’라는 애칭이 붙어 다녔다.

1987년 6월 5일 청주구장(해태-빙그레) 경기에서 프로야구 두 번째로 한 경기 3연타석 홈런을 날린다.

그는 3회와 6회에는 김연철 투수, 7회에는 바뀐 투수 김재열로부터 모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싱글 홈런을 뽑아내 팀이 7-2로 승리하는 데 공헌한다.

그는 1회에도 안타를 쳐내 이날 모두 13루타를 기록, 한 경기 개인 최고루타 기록(종전 12루타)을 경신한다. 첫 번째 3연타석 홈런은 1983년 10월 1일 당시 롯데 김용희 선수가 작성하였다.

 

1992 미스터올스타 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사진 출처=군산야구 100년사
1992 미스터올스타 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사진 출처=군산야구 100년사

김성한은 1986년 5월 13일 청주구장(해태-한화)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사상 최초로 안타 500개를 기록한다.

대기만성, 첫 만루 홈런은 1987년 9월 4일 대구구장(해태-삼성) 경기 연장전 11회 말 프로 첫 번째 1000루타 고지에 도달하며 터져 의미를 더했다.

1991년 4월 19일에는 사직구장(해태-롯데) 경기에서 프로 최초로 1000개 안타를 쳐낸 선수가 된다.

1982년·1988년 타점왕, 1985년 최다 2루타, 1985년·1988년 최다 안타, 1989년 최다 득점을 기록한다.

1985년·1988년·1989년 홈런왕과 장타율 타이틀을 차지한다. 그 찬란한 기록들은 1990시즌부터 후배 장종훈(빙그레)에게 하나씩 넘겨준다.

홈런, 타점 등 시즌 최고 기록도 내준다.

이에 그는 털털하게 웃으며 “제가 누군가의 기록을 밀어내듯, 제 기록도 누군가에게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프로야구 발전에 작은 초석을 놓았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계속)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