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귀촌에 성공한 사람들ⓔⓝⓓ] 현장 취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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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귀촌에 성공한 사람들ⓔⓝⓓ] 현장 취재 후기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9.29 08:37
  • 기사수정 2021-03-16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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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어업인들의 안착… 전라북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 특급도우미 역할 톡톡
귀어 귀촌인들, 분야별 애로사항 등 제도개선 방안 적극 마련 관심
귀어 쉼터 건립, 치어(또는 치하) 종묘 판매시스템 개선, 공동냉동창고 운영 등
/사진=투데이 군산
/사진=투데이 군산

 

9월 한 달은 수년 중에 가장 바쁜 나날이었다.

이 기간은 (나에게 있어) 오양수 전라북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장과 함께 잇단 현장 방문을 통해 군산 등 도내어업의 현주소와 귀어‧ 귀촌한 지역어업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소중한 경험이었다.

지난 9월 4주간의 취재는 많은 시간이 요구됐다는 측면에서 정말이지 힘들었다.

가을을 맞은 어업인들의 생활은 연중 가장 바쁜 계절에 접어들어 짬을 내기도 힘들었다는 점에서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다행히도 그분들의 적극적인 협조 끝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 뿌듯함도 있다.

사실 군산에서 20년 이상 지역 언론인으로 활동해왔으나 그동안 어업과 어촌 생활 등에 대한 관심 부족 때문에 제대로 취재한 적이 없어 익숙한 장르의 주제는 아니었다.

물론 여러 차례에 걸쳐 섬 및 항구 등의 취재를 한 적은 있었지만, 수박 겉핥기 수준이었음도 자인한다.

피상적으로 알았던 새내기 귀어‧ 귀촌 어업인들은 많은 세월 동안 다른 직업 세계에 살아오다가 생소한 분야로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도전기와 인생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적지 않았음도 부인할 수 없다. 여러 곳을 오가는 강행군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이런 작은 공백을 채워준 분은 오양수 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장이었다.

그분은 오랜 공직 생활과 수산분야의 전문가답게 해박한 관련 지식과 정보들을 잘 설명해주셨고, 해당 어업인들과의 소통이면 소통, 친절함까지 갖춘 봉사하는 퇴직 공직자였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은 어느 곳에서나 통용된 명언인 것 같다.

막상 현장 취재를 해보니, 귀어‧ 귀촌 어업인들의 삶은 힘든 생활전선 속에 바쁜 하루하루를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능한 한 그 어업인들의 시간에 맞춰 약속을 잡고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했었다. 부안에 세 차례, 김제에 두 차례, 군산의 경우 가력도와 비응도, 고군산군도, 어청도 등의 어업인들과 만나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그들은 현지 적응과 대출금 상환 등에 대한 고민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

이번 취재 기간 내내 엄청난 재발견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과 만나 새내기 귀어‧ 귀촌 어업인의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달랐다고 생각한다.

이들 초보어업인들은 공통으로 △ 정책지원자금의 대출조건 완화 △ 멘토링제 적극 운영 △ 치어(치하) 종묘 구입 이력 시스템 구축 △ 공동냉동창고 건립 필요성 △ 행정기관의 민원 위주 행정 처리 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그중 불만을 쏟아낸 주제는 아무래도 정책지원자금과 관련된 내용이 가장 큰 화두였다.

대다수는 정부지원자금인데도, 금융기관의 문턱이 높았다는 점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하였으며, 까다로운 대출조건 때문에 현장과 괴리감이 너무 커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대출 문제는 새롭게 시작한 그들에게 높은 신용도를 요구하고 있거나 주택 대출과 관련해서는 이용하기조차 힘들었다고 실토했다. 여기에 필요한 부수 시설이나 그물 등과 필수 어구들을 구입하는 자금 대출도 어려워서 ‘차는 있되 기름이 없는 상황’과 같은 해괴한 사례가 빈발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타난 최악의 상황은 일선 행정기관에서 이들의 정책지원자금을 행정편의주의적인 접근을 일삼으면서 본말이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해당 지자체는 지역경제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어업인의 사업 지연과 터무니없는 공사비를 떠안은 해괴한 경우도 목격됐다. 이 제도의 근본 취지를 살리려면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 관계 당국의 종합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그만두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술회했을 정도다. 어떤 이는 해당 공무원에게 눈물로 하소연했다는 말도 있었다 한다.

새내기 어업인들의 최대 고민은 역시 적응 문제였다.

활발하게 멘토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전남 강진수협이다. 새롭게 시작한 어업인들의 행정적인 안내 서비스에서부터 각종 상담은 물론 지속적인 어업 활동 등을 적극 돕고 있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한다. 이런 점에서 군산시와 군산수협, 도내 각 지자체 등도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합리적인 제도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귀어 귀촌인들이 당면한 어려움은 건강한 치어(또는 치하) 종묘를 구하는 것이었다. 보통 전국적인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자)들의 농간 때문에 제대로 된 치어를 구입할 수 없어 쓰라린 아픔을 겪는 사례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일부 어업인들은 치하와 향어 치어 구입과정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경험담을 고려할 때 감독기관의 시스템의 재점검, 종묘의 안정적인 공급 방안 마련 등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초기 자금이 부족한 어업인들의 소득 안정과 제고를 위해 공동냉동창고의 건립이나 운용하는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국적인 붐이 일고 있는 귀어‧ 귀촌 문제가 전북의 각 지자체에선 찻잔 속 태풍처럼 무관심하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반면 전남 등은 수백 명씩 몰려들어 인구 유입의 효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군산과 부안, 고창 등 전북지역의 분발과 벤치마킹도 절실한 과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유효한 처방은 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가 중심 역할을 하되, 전북도와 시‧ 군은 물론 각 지역 수협 등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밖에 전남에서 귀어 귀촌 쉼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설의 건립이나 운영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도 있다.

오양수 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장은 “도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업인들이 안착에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행정과 금융기관 등에 대한 불만과 불평이 적지 않았다”면서 “각지역 수협 및 도내 지자체들의 관계자들 간 유기적인 만남 등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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