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영화 이야기] 영화, 군산의 아픔을 담다(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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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영화 이야기] 영화, 군산의 아픔을 담다(下)
  • 투데이 군산
  • 승인 2020.02.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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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파는 할머니와 거미의 땅, 갈잎의 노래 등 군산 미군기지촌과 집창촌 다뤄
꽃파는 할머니./사진=다음 캡쳐
꽃파는 할머니./사진=다음 캡쳐

 

지난 호에 이어 이번에는 군산의 또 다른 아픔인 군산 미군기지촌과 집창촌 화재 사건을 다룬 영화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다.

미군기지촌이 남긴 흔적을 담은 영화는 1999년 박상미 감독과 김성진 감독에 의해 제작된 [꽃 파는 할머니]와 2012년 김동령 감독과 박경태 감독의 [거미의 땅]이 있고, 대명동 집창촌 화재사건을 다룬 영화로 2005년에 제작된 구명철 감독의 [갈잎의 노래]가 있다.

‘기지촌’과 ‘집창촌’이란 주제에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성문화와 여성 인권 유린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6.25전쟁 이후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미군부대 인근에는 속칭 ‘기지촌’이라 불리는 곳이 군산을 비롯해서 경기 평택과 경기 동두천 등 전국에 대략 9개가 있었다. 이런 기지촌에서 미군을 상대로 영업하여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여성들 중에서 성매매하는 여성들을 일명 ‘양색시’라고 불렀다.

이들은 미군에 의해 살해되거나 속칭 ‘포주’라 불리는 성매매 알선책에 의해서 인권 유린을 당하며 평생을 가난과 폭력에 시달렸다고 한다.

거미의 땅./사진=다음 캡쳐
거미의 땅./사진=다음 캡쳐

 

영화는 과거 화려했던 기지촌의 여성들의 삶을 담은 게 아니라, 기지촌을 은퇴(?)한 여성들의 기구한 삶을 담담하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꽃 파는 할머니](1999년)에서는 일명 ‘아메리칸 타운’이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삶의 마지막을 이어가고 있는 할머니들의 일상과 기억을 담아냈다.

몸을 팔아 번 달러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여성들은 늙어서도 사회의 시선이 무서워 아메리칸 타운 안에서 하루하루 꽃을 팔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 할머니들이 되었다. 영화는 이런 할머니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사회의 인권유린 현장을 다큐멘터리 방식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거미의 땅](2012년) 역시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집단적으로 형성되었다가, 이제 다시 집단적으로 소멸되어 가고 있는 기지촌의 실상을 보여준다.

철거를 앞둔 채 침묵하고 있는 경기 북부의 기지촌에는 몸에 각인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명의 여인이 있다.

30여 년간 선유리에서 햄버거를 만들어 온 ‘바비엄마’, 의정부 뺏벌의 쇠락한 좁은 골목길에서 폐휴지를 줍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박인순, 그리고 흑인계 혼혈인 안성자의 분절된 기억을 따라, 영화는 망각된 기지촌의 공간 속에서 ‘의무의 여행’을 시작한다.

현대인들의 왜곡된 성문화를 상징하는 ‘집창촌’ 역시 또 다른 여성 인권 사각지대다.

군산에서는 2000년 9월 19일 대명동 집창촌 화재사건으로 5명의 꽃다운 젊은 여성들이 쇠창살에 막혀 질식사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2002년 1월에도 개복동 유흥주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14명의 여성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두 사건은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고질적인 왜곡된 성문화로 인한 여성 인권 유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구명철 감독은 [갈잎의 노래](2005년)에서 여성 인권이 짓밟히고 있는 집창촌 여성들의 인권 유린의 생생함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 영화는 대명동 화재사건에서 살아남은 한 윤락녀의 증언을 토대로 남편과 딸아이를 둔 한 여성이 IMF로 인해 인신매매로 사창가로 흘러들어가면서 일어나는 뒷골목 이야기다.

화재사건으로 집창촌의 현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지옥 같은 생활을 사회에 공개하고 포주들의 잔혹한 행위가 적나라하게 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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