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영화 이야기] 영화, 군산의 아픔을 담다(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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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영화 이야기] 영화, 군산의 아픔을 담다(上)
  • 투데이 군산
  • 승인 2020.02.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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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 1914년 이전에 '군산좌'라는 전북 최초의 극장이 있었다는 사실은 1899년에 개항한 군산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항 당시 군산에는 일본인이 77명(20여 가구)이 있었으며, 1910년대 초에 접어들어 군산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수는 무려 전체 시민의 46.7%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1909년에는 일본인 승려 '우치다'가 일본인을 위해 동국사라는 사찰을 세울 정도였다.

군산을 배경으로 한 첫 영화 끊어진 항로의 이만흥 감독/사진출처=다음 백과사전
군산을 배경으로 한 첫 영화 끊어진 항로의 이만흥 감독/사진출처=다음 백과사전

 

이런 자료로 볼 때 개항은 일본인들의 군산 토지 침탈을 촉진시켰고, 호남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수탈해 가는 전진기지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대지주가 된 일본인들은 군산시내에 일본식 전통가옥을 짓고, 쌀 수탈의 편리성을 도모하기 위한 도로와 철길을 개설하고, 항구를 정비해 나간다.

1920년대 군산에는 약 42개의 일본인 농장이 있었으며, 1908년 전주와 군산간 포장도로가 개설되었고, 1912년 익산과 군산간 철도가 개통되었다.

또한, 군산항에는 조수 간만과 상관없이 쌀을 선적할 수 있는 시설인 부잔교(뜬다리)가 설치되었다.

심지어 항구로의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해망굴이라는 터널을 뚫기도 했다.

이러한 일제강점기의 아픔은 군산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군산이 일본인들의 영향하에 놓이게 되면서 서양의 문물 및 문화 역시 급속하게 유입되었을 것이다. 영화도 그들에게는 매력적인 문화가 되었던 것 같다.

그 일례로 일본인 하야가와에 의해 제작된 영화 [춘향전](1923년)이 1923년 12월 5일 서울 황금관에서 상영되었는데, 이보다 앞서 군산좌에서 먼저 공개될 정도였다.

뜬다리 부두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 마파도. 군산 출신 김수미 배우가 출연하기도 했다./사진출처=다음
뜬다리 부두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 마파도. 군산 출신 김수미 배우가 출연하기도 했다./사진출처=다음

 

이에 앞서 1921년도 옛 국도극장 자리에 희소관이라는 영화 전용극장이 세워졌다.

일찍이 군산이 영화도시로 자리매김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전북 최초의 영화 촬영지라는 명성으로 이어졌다. 함경남도 안변 출신의 이만흥 감독은 1947년 창간된 군산신문사 기자로 입사하면서 군산과 인연을 맺은 후 항구도시의 매력에 빠져 군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제작한다.

1948년 [끊어진 항로](이만흥)라는 영화가 촬영되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밀수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친구를 자수시켜 새 삶을 살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밀수근절을 위한 계몽영화다.

이후에도 1954년 이만흥 감독은 군산항을 배경으로 중국에서 무기를 밀수하는 공비를 일망타진하는 내용의 [탁류]라는 영화를 선보이며 군산을 영화 촬영지로 알려 나간다. 군산 내항에서 시작된 군산 배경 영화 촬영은 쌀 수탈의 상징인 부잔교(뜬다리)를 배경으로 다수의 영화가 촬영되었다.

대개 부잔교는 [마파도](추창민 2005년) 등에서와 같이 배를 타는 장면에서 주로 등장하는데, 2006년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서는 고니와 짝귀의 마지막 대결 장면이 부잔교를 중심으로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내항 근처의 또 다른 유명 영화촬영지로는 해망굴을 들 수 있는데, 1998년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도 주차단속원인 미림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시장을 보고 돌아오던 정원(한석규)이 오토바이를 타고 잠시 들러 이야기를 나는 곳이 바로 해망굴 입구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사진출처=다음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사진출처=다음

 

그 외에도 해망굴은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미혼모와 결혼하는 게 꿈이 되어버린 13살 소년 [네모]의 기막힌 사랑 이야기를 그린 [소년, 천국을 가다](윤태용 2005년), [오래된 정원](임상수 2007년), [핑크](전수일 2011년)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 [소중한 날의 꿈](한혜진 안재훈 2011년)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간적 배경에서도 영화는 군산의 일본식 가옥 등을 담고 있다. 1930년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감시를 피해 조선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내용의 영화 [라듸오 데이즈](하기호 2007년)와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등장하는 영화 [가비](장윤현 2012년) 등에서는 적산가옥이라 불리는 일본인 가옥이 공간적 배경이 된다.  

이상과 같이 군산에서의 일제강점기라는 아픔은 군산에서 촬영된 많은 영화에서 시간적 아픔과 동시에 공간적 아픔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제 그 아픔은 영화에 한해서만은 아픔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가 되어 가고 있다.

비록 영화에 국한된 제한적 주장이지만 일제강점기의 아픔의 역사는 영화촬영지로서 문화도시 군산의 가치를 높이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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