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옥의 情談 Click] 불확실한 기후위기 시대의 2020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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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의 情談 Click] 불확실한 기후위기 시대의 2020년 여름
  • 강성옥 전 군산시의원
  • 승인 2020.08.12 13:07
  • 기사수정 2022-01-17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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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
강성옥

며칠째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비를 보면 두렵다. 차를 어디에 주차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전기와 물이 끊기는 상황이 자꾸 그려진다.

2012년 여름의 군산 폭우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해 8월 13일 새벽 3시, 자다가 전화를 받고 나섰다. 차병원 상가 거리에는 이미 물이 찰랑거리고 있었다. 맨홀에서는 물이 역류해서 올라왔다. 한길문고 네거리에서는 ‘물이 서서 온다’는 말을 실감했다. 도로의 수위는 이미 사람 키를 넘기고 있었다. 자동차 수십 대가 물에 떠내려갔다.

수마가 휩쓸고 간 자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 흙탕물에 잠겼다가 꺼내진 이불가게의 물건들은 처참했다. 오물이 쓸고 간 수십만 권의 책에서는 지독한 악취가 풍겼다. 새로 인테리어를 한 가게의 소품들은 폭격을 맞은 것 같았다. 주저앉으면 도저히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상가 사람들에게 자원봉사자들과 시민들이 손을 내밀었다.

2020년 여름, 코로나19도 물러가지 않았는데 폭우마저 대한민국 곳곳을 휩쓸고 있다. 살던 집이 토사에 휩쓸려 사라졌고,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겼고, 논밭과 강의 경계를 알 수 없게 됐고, 축사에서 살아남은 소들은 고지대로 도망쳐서 절에 도착했다.

길고 폭력적으로 내리는 이 비를 장마라고 부를 수 없을 지경이다. 사람들은 점차 ‘기후위기’라고 칭하고 있다. 100년 만에 홍수가 발생하거나 100년 만에 폭설이 내린 지역의 피해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 일, 내 일이 되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인천에서 개최된 제48회 IPCC 총회(국제 기후 변동에 관한 정부 인사 간 총회)에서는 가맹국 전원의 만장일치를 통해 '지구온난화 1.5 ℃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온도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보면 ‘한반도 100년간 기온 1.8도 상승’ 했다는 보고가 있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지구의 온도로 인해 수증기 발생양이 많아지고 이는 다시 비나 눈이 되어 폭설, 폭우로 내린다’고 한다. ‘기후위기는 일단 우리 눈앞에 드러나면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기후위기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덜 겪게 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유아기 아이들은 확실하게 분리수거를 배우고 지구의 환경을 배운다. 그 조그만 손으로 패트병을 버릴 때 상품의 라벨을 떼어낸다. 환경 교육의 연결고리는 중고등학교를 지나고 느슨해지고 성인이 되면서 거의 끊어진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7위 국가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현장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통해서도 기후위기와 환경을 고민할 시간을 갖는다. 성인들은 다르다. 지속적으로 교육받을 기회가 없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이 되어도 기후위기와 환경에 대한 교육과 체험이 필요하다. 우리 군산에서부터 기후 위기에 대한 프로그램, 체험관, 교육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작은 일이라도 실천해야 한다. 유난히 더위를 타는 나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 이 글을 쓰고 있다.

 

 

※본 칼럼은 '투데이 군산'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투데이 군산' 뉴스 디렉터>

 

강성옥은?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부위원장

군산시의회 3선 시의원(5대~7대)

제6대 군산시의회 전반기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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