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의 '望市作記'] 야구박물관 건립 ‘쇳불도 단김에 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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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의 '望市作記'] 야구박물관 건립 ‘쇳불도 단김에 빼자​’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7.14 16:03
  • 기사수정 2022-07-26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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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때 공론화 과정 거쳐… 중앙로 기업은행 군산지점 건물 활용방안 마련을
‘역전의 명수’ 신화 만든 고(故) 최관수 감독과 기업은행 인연 시너지 효과
사회적 여건도 성숙 … ‘선도적 인사→ 정치권→ 시민 여론’ 확산 분위기
2013년 봉황대기 우승/사진=군산시
2013년 봉황대기 우승/사진=군산시

 

‘군산야구박물관 건립을 서두르자.’

호남 야구의 중심이자, 개척자인 군산에 야구박물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차츰 커지고 있다.

그동안 야구박물관 건립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일부 야구선각자와 정치권의 구호적인 접근에서 비롯됐지만 이제 구체화와 본격화 과정을 통해 범시민적인 여론을 모아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다.

투데이 군산 정영욱 대표
투데이 군산 정영욱 대표

군산 야구는 개화기에는 다른 지역에 앞서 보급됐을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에도 전국적인 유명세를 유지했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해방 후 급격히 내리막길에 들어서 20여 년간 암흑기 속에 있었다.

이런 흐름을 단숨에 바꾼 것이 이용일(89) 전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직대(전 경성고무 사장)의 엄청난 야구 열정과 고(故) 최관수 군산상고 감독(3대), 기업은행, 군산시민의 열렬한 응원 등이 빚은 합작품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 총재 직대는 경성고무 사장 시절, 야구 보급과 발전을 위해 군산상고 야구부 창단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사재를 털어 지역야구발전의 견인차로서 톡톡히 했다. 더 나아가 역전의 명수 신화를 만든 최관수 감독의 지도력은 물론 최 감독이 야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기업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최 감독은 창단 3년만인 1971년 전국체전을 우승하는 한편 황금사자기 제패(1972년) 등 재임 9년 동안 전국대회 우승 6차례와 준우승 5차례에 올려놓아 명실상부한 야구 명문고로 발돋움하게 한 명장 중 명장이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군산상고 야구부는 전국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았고, 잇단 역전 우승(또는 승리) 행렬은 온 국민이 고교 야구의 열기 속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했다.

최 감독이 후학양성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이용일 경성고무 사장의 후원에다 기업은행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었다는 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다.

물론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관심은 대단했다.

군산상고의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라디오 중계를 듣느라 밤이면 거리가 한산했을 정도였고, 우승 등 호성적을 거둔 땐 거리의 술집들이 불야성을 이뤘단다. 다음 날은 활약 선수에 대한 이야기꽃으로 온통 수놓았다.

우승 시내 거리 퍼레이드 행사는 군산상고 재학 및 졸업생들의 자랑이 아닌 그야말로 시민들의 축제장이었다.

이런 야구 열기는 시민들의 자긍심이요, 시민화합을 이끈 원동력이었다는 점에서 군산야구박물관 건립은 더 늦출 수 없는 시민들의 숙원이자 시민의 열망, 그 자체였다 할 수 있다.

얼마 전 총선에서 후보들이 야구박물관 건립 문제에 앞다퉈 공약으로 내걸거나 채택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거창한 건물을 세우기에 앞서 상징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은행 군산지점의 일부 빈 공간을 활용해서 우선 야구박물관을 만들어 운영한 후 고차원적인 발전 방안을 고민하자는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조동용 도의원은 “초원사진관이 8월의 크리스마스란 영화로 전국에 군산을 알렸듯이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야구 역사와 업적 등을 담을 야구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력과 관광 진흥에 큰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조종안 본보 객원기자도 “군산 자긍심의 상징적인 공간이라 될 군산야구박물관을 만드는 것은 시민 정신 고양과 함께 시민화합을 위한 결정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줄기차게 주창해왔다.

이제 군산시와 시 관계자들의 응답만 남았다.

남의 일처럼 대충 접근하지 말고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작은 진리를 실천하길 기대하는 것이 우리의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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