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청렴도 평가가 임박했다.
그간 군산시의 공공기관 청렴도 성적표는 어디다 내놓기 부끄러울 만큼 초라하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간의 군산시의 종합 청렴도 평가는 1~5등급 중 4등급.
낙제점이다.
다행히 청렴도 평가에서 시의 청렴노력도는 나아지고 있다지만 청렴 체감도는 2년 연속 꼴찌인 5등급이다. 그 만큼 노력에 비해 체감도는 떨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시청 내부 평가가 야멸치고 쌀쌀했다.
과연 군산시는 올해 청렴도 평가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결코 녹록치가 않다.
이른 바 지역 리더들의 리스크가 청렴도 평가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리더들의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시민들의 평가는 냉정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종합청렴도 평가는 시민들과 내부공직자가 참여한 설문조사, 1년간 추진한 부패방지 노력, 부패사건 발생 현황인 부패실태 평가를 합산해 결과를 도출한다.
# 姜시장 공약 임기내 1등급 지킬 수 있을까?
민선 8기 강임준 시장은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임기 내 종합청렴도 1등급을 약속했다.
강 시장의 임기가 2026년 6월 말인 만큼 남은 기간 동안에 청렴도 등급을 세 단계 끌어올려야하는 벅찬 과제임이 틀림 없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올해에 두 단계 끌어올린 뒤 내년에 한 단계를 올리거나 올해 한 단계, 남은 기간에 두 단계를 올려야 강 시장의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된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결코 쉬운 문제도 아니다.
신원식 부시장은 올해 5월 ‘2024년 반부패․청렴도 향상 대책 추진’을 발표하면서 올해 청렴도 목표를 3등급으로 내세웠다.
무리하지 않고 일단 목표를 현실적으로 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올해 이 목표를 이루더라도 강 시장 공약을 지키기 위해선 내년에 적 잖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자칫 강 시장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끝날 수도 있다.
과연 신 부시장의 희망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 사상 초유의 군산 정·관·학 leader 리스크
현재 군산은 초유의 지역 리더 리스크를 겪고 있다.
시장과 국회의원에 이어 군산대 총장까지 정·관·학 리더들이 현재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거나 수사대상에 올랐다.
신영대 국회의원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를 놓고 검찰의 수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경선과정서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관여 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받는 중이다.
또 신 의원은 공식 선거기간 전에 마이크를 이용해 자신의 의정활동을 홍보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앞서 강 시장도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과 관련해 수사대상에 올랐다.
감사원은 강 시장이 자신의 고교 후배가 운영하는 업체에 특혜를 준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직권남용과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건과 엮여 강 시장과 신 의원의 주변 인물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시민발전 전 대표이사와 신 의원의 전 보좌관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4월 총선 당시 신 의원의 선거를 도운 강 시장과 가까운 인물 2명도 구속됐다. 이들은 100개 안팎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민주당 경선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산대 이장호 총장은 해상풍력연구 핵심 기자재인 터빈을 구하지 못해 연구비 집행 중단판정을 받고도 국가 연구지원기관을 속여 22억원을 추가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당시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 중 인건비 수천 만원을 되돌려 받아 챙겼다고 수사기관은 의심 중이다.
이 총장은 이 같은 혐의로 군산대 사상 현직 총장으로선 첫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을 통해 조건부로 풀려났다.
# '군산 명예 실추에 자괴감…청렴도평가 영향?'
당사자들은 한결 같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다.
신 의원은 지난 6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제가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는 근거 없는 음해이며, 검찰의 소설일 뿐이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강 시장은 지난 7월 민선 8기 2주년 언론 브리핑에서 “감사원의 감사가 정확한 사실이 아니고 너무 무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절대 지지자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시민들의 심기는 매우 불편하다. 사실관계를 떠나 결과적으로 군산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일련의 사건들이 학연과 지연이 엮인 '이권 카르텔'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이 바라보는 군산시의 청렴도 평가는 좋을리 없다. 시가 시 청사를 청렴 건물로 도배하는 등 온갖 노력을 한 들 리더들의 리스크 존재에 실망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탓이다.
그 것이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즉, 인식의 저편에는 리더들의 리스크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과연 올해 시 청렴도가 리더들의 리스크 악재를 돌파해 주목할 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 시민들은 두 눈 부릅 뜨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