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신의 현황과 과제 下] 중국車 하청기지 우려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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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신의 현황과 과제 下] 중국車 하청기지 우려 넘어설까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5.29 11:23
  • 기사수정 2020-06-02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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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엠에스오토텍 재무구조문제ㆍ 완성차 독자 기술력 의문
종합 전기차 생산업체 꿈꿔 현실은 중국 의존도 심화 극복해야
동남아 3륜 내연기관차 ‘툭툭’ 새로운 모델로 성장 가능성도
군산형일자리 모델 기반의 전기차 생산체제는 아직 불투명
전기차클러스터 조성 5사 합동기공식
전기차클러스터 조성 5사 합동기공식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새로운 주인 ㈜명신의 안착여부가 지역사회의 최대 관심사다.

그 물음의 출발점은 독자기술력 확보와 생산능력, 중국 전기차 하청기지 문제 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제품을 어느 기업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느냐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업체 바이톤과 ㈜명신이 원팀으로 되어 그동안 내연기관 중심의 군산자동차산업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과연 명신이 독자생존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속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바이톤의 국내 위탁생산을 맡은 명신 컨소시엄은 올해 말까지 군산공장의 시범생산을 거쳐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명신은 군산공장에서 조립 생산되는 바이톤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국내업체로부터 생산된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자체 패키징을 통해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대상으로 배터리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조만간 결정을 해야 할 처지에 있다.

그러면 왜 바이톤에 주목하는가.

# 국내 전기차시장 충격파… 테슬라와 바이톤 M-Byte 진출 본격화

글로벌 전기차업체 바이톤은 지난 4월부터 중국 난징공장 조립라인에 ‘전기크로스오버’ M-Byte의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말 중국에서 M-Byte를 출시할 계획이며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는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명신 군산공장에서 올해 말부터 시범생산을 시작한 뒤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연간 5만대 위탁 생산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22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한발 더 나아가 2023년에는 자체 모델을 개발, 독자적인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처음부터 회사 책임을 도맡아왔던 이태규 전 대표이사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런 발표가 미덥지 않은 이유는 생산규모가 매번 달라지고 있는데다 수출과 내수 중심문제가 바뀌어왔기 때문.

바이톤의 M-Byte는 두 가지 버전이 판매되는데 전륜구동모델과 이중 모터 4륜 구동 모델. 1회 충전주행거리는 각각 350㎞와 400㎞에 육박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들 차의 기본가격은 약 4만5000달러로 계획하고 있지만 군산공장에서 조립 생산될 경우 다소 가격은 낮아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모델이 취약한 국내시장에는 큰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기차시장이 테슬라 모델 3와 M-Byte로 양분될 것으로 보여 국내 완성차 업체에 비상이 예고돼 있다.

# 새로운 대안될까

명신과 모빌리티 블록체인 기업 엠블(MVL)이 얼마 전 E- 툭툭(Tuk Tuk) 설계 및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툭툭은 동남아에서 널리 쓰이는 3륜 내연기관차로 매년 10%가 넘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대표 대중 이동수단이다.

내년 캄보디아에 1만대의 E- 툭툭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양사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기존에 유통하고 있는 툭툭을 E- 툭툭, 즉 소형전기차로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

명신은 E- 툭툭에 들어가는 E-PT와 배터리 팩은 물론 차량전체를 군산공장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동남아에서 승차 공유서비스를 하고 있는 엠블은 회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현지에서 E- 툭툭 생산‧ 판매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 명신 규모의 경제 도달할 수 있을까… 독자기술‧ 재무구조 등

이 같은 바이톤의 출격은 실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그렇다고 전기차 부문에서 ‘명신 시대’를 확고하게 열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도 담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완성차 수준에서 비교할 때 적은 매출규모와 함께 과다한 부채비율에서 연유된다 하겠다.

특히 부채비율이 200%를 훌쩍 넘어 400~500%대에 이르고 있는 것이 재무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반증물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상황이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다.

글로벌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최근 1200억원을 투자하려다 돌연 중단과 함께 액면가 분할문제 등도 이런 문제를 돌파하려는 시도로 보여 진다.

초기에 명신은 바이톤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전기차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할 예정이지만 노하우를 축적, 자체 개발해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이는 OEM의 경우 자체 브랜드는 없지만 전기차 개발 및 생산능력을 자체적으로 갖춘 생산자 개발방식(ODM)으로 나아갈지, 또는 그간 쌓았던 기술축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를 만들어 낼 지는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이곳에서 생산된 차종을 내수용으로 대부분 활용할 것이란 보도 내용으로 볼 때 내수시장의 과열은 이미 예고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전기승용차에 이어 전기상용차 등에 이르기까지 글로벌기업이라고 하지만 중국과 연계되면 군산공장의 입지는 중국의 전기차생산기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완성차 업체들과 전기상용차와 승용차의 섀시 등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

명신의 생존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은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규모가 일정규모를 넘지 못할 경우 독자적인 생존력을 갖출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면 어느 정도를 갖춰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를 테면 규모의 경제에 도달할 수 있느냐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생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지엠(2018년 기준 44만여대), 르노삼성(2018년 기준 21만여대), 쌍용차(2018년 기준 14만여대)는 내수부진 등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있었던 것도 독자기술과 규모경제와 긴밀한 관련이 있었다 하겠다.

이를 고려하면 명신의 상황은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 문제 등으로 엄청난 시련이 예고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적자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들 회사들의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풀지 못한 문제는 군산형 일자리를 통한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려는 계획은 그럴싸하지만 실제로 현실화되는 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형편.

노조와 지역사회간 양해각서 체결 등의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고민은 적지 않다.

군산형일자리가 어떤 것인지, 그 내용을 담을 구체적인 그릇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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