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옥의 情談 Click] '코로나19,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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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의 情談 Click] '코로나19,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강성옥 전 군산시의원
  • 승인 2020.05.10 09:00
  • 기사수정 2022-01-17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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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
강성옥

“집에 감기약 있엉ㅅ?”

사회복무요원인 큰아들이 맞춤법도 맞지 않는 문자를 보낸 시간은 5월 7일 오후 1시 34분.

뒤이어 “몸이 너무 안 좋네요”라는 문자가 왔지만 나는 몰랐다.

30분이 지나서 다시 온 문자는 “집에 감기약 있어요?”였다.

그때서야 나는 스마트폰의 가족 단톡방을 확인했다.

아들은 콧물이 많이 나고 어지럽고 목이 칼칼하고 두통이 있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열이 38.5도였다.

코로나19면 어쩌나 걱정부터 됐다.

식구 모두 자가 격리하는 상황을 생각해 봤다.

큰아들은 화장실이 있는 안방에서 지내게 하고, 뉴스에서 본 것처럼 식구들과 접촉하지 않게 방문 앞에 비닐을 쳐야하나 고민을 했다.

아들의 상태가 어떤지 알고 싶은데,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 않았다.

“여기사 가는거같아요. ㄱ.냥 집ㅇ 있어요”

또 맞춤법이 맞지 않는 문자가 왔다.

벨소리를 ‘무음’으로 해놨는지, 여전히 전화 통화는 안 됐다.

나는 아내와 함께 선별진료소가 있는 군산의료원으로 무작정 갔다.

에어컨을 세게 켠 자동차 안에서 애가 탔다.

먼발치로 공기가 안 통할 것 같은 옷을 입은 의료진들이 보여서 송구했다.

송화 가루가 진하게 내려앉은 자동차 보닛마저도 뜨겁게 달궈진 게 보였다.   

오후 2시 36분.

큰 아들은 보건소 선별진료소로 가고 있다고 문자를 보내주었다.

부리나케 수송동으로 갔더니 구급차 앞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과 같이 서 있는 아들이 보였다.

주차하기도 전에 아내는 먼저 내려서 달려갔다.

열이 있는 아들 대신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갔다.  아들은 여전히 의료진과 서 있었다.

“아드님의 동선을 보니 출퇴근만 단순하게 했더라고요. 그래서 코로나 검사는 안 했어요. 물을 많이 마시게 하고요. 열을 내려야 하니까 시간 맞춰서 약을 먹어야 합니다. 만약에 열이 안 떨어지면 내일 출근하면 안 됩니다.”

아들과 같이 서 있던, 공기가 안 통할 것 같은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말했다.

혹시 모르니까 사회복무요원으로 보이는 청년이 우리 자동차 안까지 싹 소독을 했다.

아들에게는 특별히  접촉을 최소화하라고 비닐장갑까지 주었다.

우리는 여전히 불안했다.

코로나19면 아들은 얼마나 많이 아플까.

아내와 내가 다닌 사무실과 서점, 카페는 문을 닫고 집중소독을 해야 할 텐데.

집에 온 아들은 약을 먹고 끓인 보리차를 먹고 유튜브를 보다가 잠들었다.

베개와 이불이 축축해지도록 땀을 흘리고 자고 일어나더니 샤워를 했다.

양송이 스프를 혼자 해먹고 기운이 나는지 거실까지 나왔다.

저녁밥을 먹고 열을 쟀더니 다행히도 37.5도였다.

그날 밤, 여자 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아들은 베란다로 나갔다.

외국의 젊은이들이 옥상에서, 발코니에서 슬기로운 코로나19 격리생활을 하는 걸 유튜브로 본 게 생각났다.

아들은 베란다 창문을 열고 주차장 쪽을 보며 여자 친구와 오랜 통화를 했다.

5월 8일, 경기도 용인시 66번 코로나 확진자는 클럽과 주점에 갔고, 새롭게 감염된 사람은 13명이나 늘었다.

한시름 놓았던 집단감염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답답하고 더워도 정부에서 정한 지침을 잘 지키는 수밖에 없다.

마스크를 꼭 끼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 눈 앞에 보이는 수송동 보건소와 군산의료원 의료진들은 여전히 땀이 안 통하는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고 있다.

 

※본 칼럼은 '투데이 군산'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투데이 군산' 뉴스 디렉터>

 

강성옥은?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부위원장

군산시의회 3선 시의원(5대~7대)

제6대 군산시의회 전반기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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