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 투·군 대표가 군봉공원 오솔길 5.4㎞를 맨발로 걸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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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 투·군 대표가 군봉공원 오솔길 5.4㎞를 맨발로 걸어봤더니~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3.05.23 11:33
  • 기사수정 2023-05-2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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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봉정~ 호덕마을 왕복 구간… ‘엉금엉금· 조심조심’ 110분
걷지 않고 앉아 있더라도 맨발로 땅에 닿는다면 효과 만점
‘맨발 운동 붐’ 대구에서 전국으로… 전주 등 동호인 결성

다양한 걷기 중에서 맨발걷기가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맨발걷기는 대구가 본산격이다. 대구교육대 권택환 교수가 20여년간 맨발걷기의 효능을 경험한 뒤 10년전 대한민국 맨발학교를 만들어 맨발걷기를 전파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 도내도 남원과 전주시 등에도 이미 맨발걷기동호인 모임이 결성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주시의 경우 얼마 전에 맨발걷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관련 조례 제정에 이어 코스 개발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최근 맨발걷기 효험과 흥미 등을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맨발걷기의 마니아인 한 후배를 만났다.

이에 필자도 조만간 맨발걷기를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터에 학창시절부터 자주 다니던 군봉공원 산책길에서 실험적으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군봉공원은 인근 아파트 단지와 동네에선 널리 알려진 군산의 숨은 명소다. 이곳은 토성산(74.7m)과 장군봉(85.5m)으로 이어지는 낮은 야산들과 숲이 둘러싸인 공원으로, 인근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자연 속 쉼터이자 트래킹 코스 중 하나다.

22일 오후 3시 사무실에 출발, 조촌동 온반집의 뒷산길이 있는 군봉정 인근 오르막길에서 무작정 신발을 벗고 맨발걷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주변에 ‘가시나 상하게 할 것들이 없나’하며 두리번거리며 한발짝 두발짝 걷기를 반복했다. 뾰족한 돌이나 삐죽한 나무 조각들을 최대한 조심하면서 엉금엉금했다.

주변 산행에 나선 이들은 필자의 맨발걷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한 눈초리였지만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걷기를 거듭하면서 일종의 환희와 희열감이 마음 속 가득했다.

신발을 신고 걸으면 거친 땅, 부드러운 땅 정도로만 구별이 되었는데 맨발로 걸으니 산책로 땅이 너무 다르게 느껴졌다. 산책로 곳곳이 별천지처럼 다가왔다.

어느 곳은 폭신하고 말랑말랑하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고, 발바닥의 감각세포도 무척이나 섬세하고 다양해서 겨울잠을 깬 기분이었다.

땅을 밟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어릴 때부터 들어왔지만 지금껏 감각세포가 이렇게 활성화되는 느낌일 줄 모르고 딴 세상에 살아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시범적으로 군봉정에서 장군봉, 호덕마을 인근 운동기구가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걷고 걷기를 반복했다. 약 2.7㎞구간을 걷는 사이에 50분 훌쩍 지났다.

도중에 걷는 모습을 담기 위해 핸드폰을 이용, 셀카찍기에 도전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 맨발을 몇차례 찍었을 뿐이다.

적어도 필자의 맨발걷기 도전의 증거(?)라도 남겨야하겠다는 다급한 마음이 가득했다.

반환점을 돌고 얕은 오르막길을 향하면서 마음씨 좋게 생긴 한 아저씨에게 용기내어 사진 부탁하자, 그분이 흔쾌히 응해주셔서 확실한 증거물까지 덤으로 만들어졌다.

이때가 아마 ‘도전 65분쯤’ 됐던 때같다.

야호! 나의 첫 도전기는 이런 에피소드와 발바닥이 찔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운 한발 한발이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재미나고 흥미진지한 도전이었다. 이렇게 110분간의 첫 도전의 대장정은 끝났다. 아니 무사한 마음에 기분 만점이었다.

산행하는 내내 친구와 지인들과 함께 다시 한번 도전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거듭하면서 산을 내려왔다.

사무실에 와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니 전국에서 맨발걷기 이벤트들이 다양했다. 순천은 친환경적 ‘어싱(earthing)길’에 맨발걷기와 걷기명상을 접목을 도모하고 있고, 다른 곳에선 맨발걷기축제와 맨발페스티벌 등을 열어 관광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군산은 아직 맨발걷기 미개척지이지만 이제라도 맨발걷기 코스 개발과 이런 축제들을 계획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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