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의원 5분 발언 전문] "영아 복지시설에 '베이비 박스' 설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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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의원 5분 발언 전문] "영아 복지시설에 '베이비 박스' 설치하자"
  • 투데이 군산
  • 승인 2023.03.14 13:10
  • 기사수정 2023-03-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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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의원
김영란 의원

군산시 라 선거구 김영란 의원입니다. 5분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김영일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시민의 안녕과 군산시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강임준 시장님과 1천 7백여 공무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저출산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균 출생아 수가 작년에는 급기야 0.78명까지 곤두박질 쳤고,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인 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제는 나라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저출산 풍조에 대한 걱정과 우려로 온 나라가 시끄럽게 들썩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재에도 마땅히 세상의 축복이 되어야 할 생명체인 영아를 유기하는 사건이 끊이질 않고 발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신생아가 생존해 충격을 준 사례도 있었으며, 그 외에 마트나 전철역 공중화장실에서 유기된 갓난아기가 발견되는 끔찍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경찰에 신고된 영아유기사건 신고는 1,379건, 영아 살해 사건은 116건(년 평균 1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입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유기되는 영아들의 생명보호를 위한 어떠한 대책도 없었고, 민간단체가 2009년부터‘위기영아 긴급보호센터’일명「베이비박스」를 도입하여 유기 영아들의 생명을 지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커녕 찬반 논쟁만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영아 유기 및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놓고 간 미혼모들이 무책임하고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비난하는데 반해, 아기를 낳은 미혼모들은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는 빈곤층으로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결국「베이비박스」로 온다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영아를 유기했거나「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놓고 간 미혼모들의 정보를 분석한(주사랑공동체 홈페이지) 결과 이들은 부모에게 조차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출산한 10대 청소년, 외도에 의한 임신으로 신분 노출 거부, 가족의 부재와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영아 유기, 건강하지 못한 아이 출산에 대한 부담감 등 다양한 사유로 영아를 유기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베이비박스」는 반드시 필요하고, 유기된 영아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자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생명보호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베이비박스」가 불법인지 합법인지를 운운하기 전에 귀중한 생명을 살리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 보다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

선진국들은 영아 유기를 줄이고,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베이비박스」또는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현재 독일 100여개소, 체코 47개소, 폴란드 45개소, 일본 1개소 등 많은 나라들이「베이비박스」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룩셈브루크, 벨기에 등은 적극적인 성교육과 함께 익명출산제도 즉, 산모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도 안전하게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행 법령1) 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베이비박스」를 「아동복지법」2) 상의‘아동복지시설’에 부합되도록 관련 법령을 통해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15년째 주사랑 공동체「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는 영아 유기를 조장하는 곳이 아니며, 차가운 길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구하고 죄책감과 부담감에 짓눌린 엄마들을 구하는 곳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본 의원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리 군산시에는 쌍촌 이영춘 의학박사가 1958년도에 설립한 영아전담 아동복지시설이 있습니다. 여기에 베이비박스(위기영아보호센터)를 설치하여 소중한 인연으로 세상에 나온 신생아들이 길거리, 공중화장실, 쓰레기 더미 등에 더 이상 유기되지 않고,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제안을 드리오니 적극 검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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