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함성 上] 군산 3.5만세운동 발상지 ‘3.1운동 역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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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함성 上] 군산 3.5만세운동 발상지 ‘3.1운동 역사공원'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3.02.28 12:57
  • 기사수정 2023-03-01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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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남 최초의 독립만세운동… 전북은 물론 전국 만세운동 기폭제 역할
영명학교· 구암교회· 시민 등 주축… 3개월간 연인원 3만1,500여명 참여
드러난 오류들…자료나 표지석 등 다수 문제 바로잡아야
군산 3.1운동역사공원 정문/자료출처=정책 브리핑www.korea.kr
군산 3.1운동역사공원 정문/자료출처=정책 브리핑www.korea.kr

3.1만세운동 104주년.

군산의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5일에 일어났지만 전국적인 운동 정신과 흐름을 통칭해서 3.1운동이라 부른다.

매년 관례적인 표현이나 접근이란 점에서 이번엔 구암동산의 현충시설을 점검해 그날의 흐름은 물론 3.1운동 규모· 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살리는데 역점을 뒀다.

<투데이군산>은 군산 3.1운동의 발상지인 ‘3.1운동 역사공원’을 다녀와 역사적인 의미를 되살리는 한편 기록상의 오기 등 사실과 다른 내용들을 바로잡고자 두 차례(상,하)에 걸쳐 다뤘다.

그 하나가 구암 3.1운동 역사공원 조성과 시설 곳곳 등에 대한 의미를 다뤘고 다음으로 군산 3.5만세운동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영명학교와 구암교회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자 한다.

<편집자주>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군산 3.1운동역사공원 입구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출처=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군산 3.1운동역사공원 입구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출처=

군산 구암동은 한강이남 최초의 3.1독립만세운동이 시작됐던 곳이다.

과거 영명학교(군산제일고의 전신)와 멜본딘여학교, 구암교회, 궁멀예수(야소)병원, 전킨 등과 같은 구한말 선교사들의 선교중심지 등이 위치해 항일독립정신과 근대사상 등을 받아들였던 공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에는 선교스테이션이자 항일운동성지로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왔으나 해방 후 세월이 흐르면서 그 당시 건물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학교들은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지금의 건물들을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군산 3.5 만세운동 조형물/사진=정책브리핑 www.korea.kr
군산 3.5 만세운동 조형물/사진=정책브리핑 www.korea.kr

# 군산3.1운동 역사공원의 명암… 오류· 시사(市史)와 다른 내용들도

매번 3,1운동 주간을 맞으면 ‘올해에는 어떤 내용을 담을까’ 하는 마음이 앞선다.

관련 인물들은 물론 단순한 3.1운동 내용에서부터 규모, 새로운 인물 발굴 등에 이르기까지….

며칠간의 고민 끝에 2월27일 오후 점심을 먹고 ‘3.1운동 역사공원’에 대한 탐방을 결정하고 입구에 들어섰다.

오늘날에는 ‘3.1운동 역사공원’이라는 현충시설로 변모했지만 과거에는 ‘구암동산’이라 단어가 더 친숙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곳을 방문, 관련 시설들을 보기 위해 기웃거렸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나중에 알아 보니 월요일이라 ‘정기휴관일’이란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다가올 3.1운동 행사를 위한 내부 청소를 분주하게 하고 있었다.

군산3.1운동100주년기념관. / 사진=투데이군산
군산3.1운동100주년기념관. / 사진=투데이군산

역사공원에 이르는 세풍아파트∼구암동산 진입로 구간에 3·5 만세운동길이 있는데 이곳을 따라 가다보니 3.1운동 재현과 관련 행사를 안내하는 내용이 나왔다.

구암동산에 들어서자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표지석이 우리 일행을 반기는 듯 했지만 마음이 왠지 먹먹하다. 이곳을 방문한데는 필자의 모교라 할 수 있는 (전신의 영명학교)선배들과 선열들의 얼을 기리고 기억하고자 함이다.

104년 전. 이곳은 영명학교 및 멜본딘여학교 학생들은 물론 궁멀예수병원 사무원, 구암교회 신도, 시민이 독립만세를 일으킨 중심지였다.

구암 3.1전시장(사진속 상단 오른쪽  사진은 옛 구암동산= ‘군산선교스테이션’). / 사진=투데이군산
구암 3.1전시장(사진속 상단 오른쪽  사진은 옛 구암동산= ‘군산선교스테이션’). / 사진=투데이군산

이들 학교와 병원은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곳이어서 ‘군산선교스테이션’으로 불린다.

현재는 이들 건물과 선교스테이션은 흔적마저 없는 상태며, 영명학교의 터에는 S아파트가 들어섰다.

처음 맞주하는 곳이 있어 다가가보니 공원 왼편에는 옛 구암교회건물인데 지금은 ‘3.1운동 역사영상관’으로 꾸며져 있다. 물론 작년과 그 이전에 두어번 다녀갔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여느 날이었다면 군산지역 항일운동과 3·5만세운동 영화를 상영한다.

이곳에 들러 일일이 내용들을 보려했지만 정기 휴관이어서 어쩔수 없어 사진을 촬영하고 안타까움만 남겨둔채 주변을 더 살펴봤다.

벽화에는 3·5만세운동, 당시 영명학교 전경, 태극기, 일제의 군산수탈 장면 등이 그려져 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오르면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이 있다.

이 기념관은 3·5 만세운동을 이끈 영명학교를 재현해 3층 규모로 만들었다. 물론 1~ 3층은 추모기록실과 역사재현실, 체험교육실 등으로 채워졌다. 이곳은 당초 옛 구암교회였는데 2007년 매입해 군산3.1운동 100주년 기념관으로 조성한 것.

추모기록실(1층)은 3·5만세운동과 항일독립운동 역사를 기억하고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공간이고, 역사재현실(2층)은 그날의 함성과 나라사랑 정신을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맨 꼭대기 층(체험교육실)은 태극기 만들기, 만세운동 전파하기, 독립군 기념촬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곳 주변에는 3·5만세운동을 주제로 한 담장, 벽화, 포토존 등이 설치되어 있고 태극기· 무궁화 마당 등도 만들어져 있다.

# 무엇이 문제인가

하지만 이들 내용들 중에는 군산시사와 다른 내용들도 적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충시설 내의 표지석이나 이를 표기한 간판과의 숫자도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종합적인 자료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군산을미3.5독립만세운동약사(略史). / 사진=투데이군산
군산을미3.5독립만세운동약사(略史). / 사진=투데이군산

특히 ‘군산을미3.5독립만세운동 약사(略史)’에는 항일운동의 핵심주역을 주동자 또는 주모자 등과 같은 거친 표현도 적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주역(主役)’ 또는 핵심인물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군산3.1만세운동의 연인원을 3만700여명이라고 적고 있다.

반면 역사공원에 있는 상층부의 3.1운동발상지에는 군산 3.1운동의 참여 연인원을 3만1,500여명이라고 적고 있어 군산시사와 일치한다.

하지만 일부에선 자료 상호간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

군산 3.5만세운동과 관련해서도 여러자료와 전북일보사가 2000년 5월 펴낸 ‘남긴 뜻 천년 흘러’ 20세기 전북인물 50인에 나온 박연세 선생과 관련된 내용이 정확한 것으로 보인다. 그 유가족과 만나 취재한데다 저술을 위해 준비한 자료란 점에서 그렇다.

3.1운동 당시 김병수 세브란스의전 학생이 2월26일 애국지사였던 이갑성으로부터 독립선언서 200여매를 받아 은사인 영명학교 박연세 선생에게 이틀 뒤에 전달했다고 적고 있다. 이는 오류로 보인다. 26일 방문은 모교와 거사준비를 위한 서울 핵심인사들의 움직임과 향후 운동에 대한 내용을 전해줬을 것이고 다시 상경한 후 28일 군산에 다시 내려와 인쇄된 독립선언서를 전달한 것으로 표현한 것이 더 논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다른 지역에선 애국지사 구국운동추념비를 현장에 건립하고 그분들의 업적을 기리는데 군산에는 영상적인 자료이외에는 대부분 빠져 있어 아쉬움이 상당하다.

빛바랜 3.1운동기념비. / 사진=투데이군산
빛바랜 3.1운동기념비. / 사진=투데이군산

한편, 일부에선 멜본딘여학교를 구암교회 부속여학교라든가, 영명남학교라는 표현등도 어법상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현충시설이라는 3.1독립운동기념비도 빛바랜 시설로 남아 있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구암동산 성역화 사업’ 통해 ‘3.1운동 역사공원’ 조성

그랬던 구암동 ‘3.1운동역사공원’이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은 10여년이 넘게 조금씩 이뤄졌다.

그 이전에는 구암교회 주변에 선교 관련 내용을 담아 시나브로 시작됐다가 본격화된 것은 2006년 1월.

이때부터 호남 최초 3.1운동 발상지 ‘군산 구암동산 성역화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당시 강봉균 국회의원이 3.1운동 발상지인 구암동산 성역화 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교부금 10억을 확보하면서 부터다.

그동안 구암동산은 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상지로 군산시민은 물론 호남지역 성지로 알려져 왔으나 그동안 예산부족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렇게 시작한 이곳 성역화 사업은 10억원의 국비가 마련된 것을 계기로 용역 실시와 함께 군산3.1운동 기념관 건립과 함께 공원 조성사업 등으로 본격화됐다.

시와 국가보훈처, 구암교회 등이 2016년 9월 3·5만세운동을 기념하고 호국정신을 높이기 위해 구암동산을 ‘3·1운동 역사공원’으로 조성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이후 시는 2019년 1월 한강 이남 최초 만세운동인 3.5만세 운동의 발생지로서 3.1운동 역사공원에 항일항쟁사 시설들을 확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에 따르면 행안부에서 공모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그날을 기억하다’ 사업에 선정돼 총 2억 2,500만원을 투입해 3.1운동 역사공원 항일항쟁사 기념시설을 세웠다.

역사공원 상단에 있는 3.1운동발상지 조각상. / 사진=투데이군산
역사공원 상단에 있는 3.1운동발상지 조각상. / 사진=투데이군산

주요 사업으로 3.5만세운동을 주제로 담장과 옹벽에 타일벽화와 포토존을 설치하고 담쟁이와 태극기를 활용한 생태터널을 설치했다. 여기에다 만세운동의 상징인 태극기와 무궁화를 테마로 한 태극기·무궁화 마당 등을 조성했다.

시는 그동안 기존 3.1운동 기념관과 기념탑 등 각종 조형물, 3.5만세운동길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수탈의 도시’가 아닌 ‘항일항쟁의 역사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현충시설의 위상 정립에 힘을 쏟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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