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의 아름다운 도전… ‘명절 인사용 현수막’ 내걸지 않도록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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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회의 아름다운 도전… ‘명절 인사용 현수막’ 내걸지 않도록 권고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3.01.12 15:43
  • 기사수정 2023-01-13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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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무분별한 플래카드 도시미관 저해… 군산시의회는 어떤 반응?
‘시민들은 박수 갈채보내지만 ’… 다른 정치인들 적극 호응할지 미지수
아날로그 시대 산물 ‘현수막’ 효과 기대감 ‘못잊어’ 그야말로 권고(?)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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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따르자니 다른 경쟁자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방안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군산시의회 의원과 정치입지자들은 최근 전주시의회의 시의원들에게 ‘명절 인사용 현수막’을 내걸지 않도록 권고했다는 보도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상식적인 시민들은 크게 호응을 보내고 있지만 정치권과 관계한 인사들은 현실론을 들먹이며 어쩔수 없다는 상황론을 펴고 있다.

이번에 전주시의회가 이같은 권고안을 낸 것은 지방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현수막 게첩(揭帖: 내걸어 붙임)을 제한하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전주시의회가 고심한 것은 명절과 선거시즌이 집중되는 정치계절 때 무분별한 현수막 설치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엄청난 쓰레기 발생량을 늘리게 된다는 점 때문이란다.

이 같은 조치를 주도적으로 이끈 이는 이기동 전주시의장 등 전주시의회 의장단.

이 의장은 “이번 결정으로 시의원들의 현수막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귀염을 토했다.

하지만 예비정치인이나 각종 선거 예비출마자는 아랑곳하지 않다는 점에서 유야무야될 우려도 적지 않다.

이미 군산 시내 곳곳에는 다가오는 각종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인사나 입지자들이 ‘현수막 명당’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현수막 전쟁’이 이미 벌어졌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현수막들은 게시판에 내걸어 붙이지 않을 경우 ‘옥외광고물법을 어긴다’는 점이다.

시 현업부서는 다른 불법광고물을 떼지 않을 땐 질타 등을 이유로 강제력을 동원해왔지만 유력 정치인이나 도의원· 시의원 등의 명절과 선거기간에 이뤄지지는 현수막 게첩 행위들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

자칫 정당한 행정력을 집행했다가 당할 후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 더욱 그렇다.

시내곳곳에 내걸면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차라리 국도와 고속도로 등의 초입에 일정 구간에만 일시 허용하는 조치라도 생각해야 한다는 일부 진전된 제언도 있다.

각종 선거를 앞두고 얼굴 알리기라도 고민한다면 그야말로 고육지책이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는 입지자들의 고민은 물론 십분이해한다.

그들을 지지하거나 따른 이들은 “왜 당신은 현수막을 달지 않느냐. 다른 경쟁자는 이미 좋은 위치에 내걸었는데”라며 해당인사들에게 핀잔과 함께 종용하는 경우가 빗발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이 앞다퉈 이를 어긴다면 누구에게 법을 지키라 할 수 있지 묻고 싶다. 금품과 부정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해서 반드시 멋진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런 소소한 법을 지키고 실천하는 것도 그 자질을 논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 나만의 생각일까.

몇 년 전에 조동용 전 도의원이 참신하게 현수막을 내걸지 않고 자신을 알리는 실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반응은 뜨거웠지만 금새 잊혀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

그런 도전이 그립다. 이번에 누가 그 도전의 장으로 뛰어들까.

이런 고민을 먼저한 전주시의회의 작은 도전에 큰 박수를 기꺼이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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