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부부 공무원이 제안한 아이디어 ‘문화유산 국민신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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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부부 공무원이 제안한 아이디어 ‘문화유산 국민신탁제’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11.21 10:46
  • 기사수정 2022-11-21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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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만 (도시재생과장)· 박영옥(조촌동장) 부부 참신한 아이디어 내
지역자원 특화 연계한 9박10일간 문화재생· 관광활성화 견학 연수
군산부윤 관사 등 다른 근대문화유산과 접목하는 방안 적극 검토를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전경. / 사진= 이기만 군산시 도시재생과장 제공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전경. / 사진= 이기만 군산시 도시재생과장 제공

최근 퇴직을 앞둔 군산시청 부부공무원이 국내 연수에서 벤치마킹한 ‘문화유산 국민신탁제’ 도입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이기만(도시재생과장)· 박영옥(조촌동장) 부부.

부부는 연말 퇴직을 앞두고 9박10일간의 경북과 강원, 서울 등지를 둘러보는 군산시의 퇴직공무원 국내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수 첫 일정(10월 24~26일)은 경북의 포항· 울릉도의 지역관광자원 콘텐츠 활용 가능성에 대한 내용.

두 번째 일정(10월 27~ 31일)인 강원권의 석탄채굴지 재생관광 활용, 액티비티 관광체험, 해변커피거리 등에 대한 투어였다.

서울권(11월1~ 2일)은 액티비티 관광체험과 민간 미술관 조성 운영 등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핵심적인 의제는 다른 지역의 지역자원 특화 연계를 통한 문화재생 및 관광 활성화 전략 마련에 견학연수의 초점을 맞췄다.

이기만 과장은 자신의 업무인 도시재생 분야와 관광을 접목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자, 조 동장이 적극 동의해서 이뤄진 일정이다.

이번 일정 중 가장 인상적인 내용이 울릉군의 ‘문화유산 국민신탁제’ 였다.

다른 곳에 보기 드문 울릉읍 도동리에 있는 ‘울릉역사문화 체험센터’에 대한 호기심이 키 포인트였다.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건물과 그 주변. / 사진= 이기만 군산시 도시재생과장 제공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건물과 그 주변. / 사진= 이기만 군산시 도시재생과장 제공

이곳의 주요 프로그램은 울릉도아리랑 배우기, 독도 강치(멸종) 기념품 제작 등이며 이곳에 울릉역사전시관과 카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카페 음료 영수증에는 ‘일반관람료’로 표기되어 있고 부가세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울릉역사문화 체험센터’는 등록문화재 제235호로 등재돼 있는 일본식 가옥으로 1910년대에 일본인 벌목업자이자, 고리 대금업자인 사카모토 나이지로가 건축한 일본식 주택.

문화재청이 매입한 이 건물은 문화유산 국민신탁이 관리하면서 울릉도의 일제 수탈사와 개척사 등의 다양한 근현대사 영상물과 도서, 사진자료를 통해 전시하는 역사관으로 새롭게 단장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종 문화재를 활용한 지역 탐방과 사진촬영 대회 등도 열어 오고 있다.

군산시는 근대문화유산의 메카와 같은 곳이지만 밋밋한 지역문화재 관리를 하는 바람에 재방문율이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을 능가하는 콘텐츠로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은 국가등록문화재만 24점에 달하는데도 전국적인 관심도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단순하게 이곳을 방문하는 것보다는 체험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개발이 절실하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들 부부는 “이들 지역문화자원을 보존· 활용가능한 등록문화재 등 군산근대문화유산을 민간공익단체 등과 연계, 역사체험공간 및 주민카페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 핵심적인 방안이 ‘문화유산 국민신탁제’ 다.

문화유산 국민신탁은 문화재청과 함께 정부대행 사업으로 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적 가치가 있는 것을 기부 또는 증여 받아 관리하는 기관.

국민신탁은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의 자발적인 보존 관리 활동’이라는 점에서 시민운동의 정신 계승일 뿐 아니라 신탁 재산의 보전과 관리에 소요되는 경비의 일부를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군산 등 도내에서 이 방식은 매우 생소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근대역사박물관 주변의 시설이나 건물 등을 진부한 군산시의 관리를 ‘문화유산 국민신탁제’로 이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테면 개인소유의 군산부윤 관사 등에 이런 내용이 가미해서 지역 근대 문화 유산까지 통합해서 관리하자는 것이다.

다만 전주시에서 이런 방식으로 오송제 주변 토지를 매입하는데 활용하고 있는 도내 유일한  사례다.

한편 국민신탁 제도란 국민신탁법인(수탁자)이 국민 기업 단체 등(신탁자)으로부터 기부, 증여받거나 위탁받은 재산 및 회비 등을 활용해 보전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을 취득하고 이를 보전 관리함으로써 현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보전 및 행위를 말한다.

2006년 3월 ‘문화유산과 자연환경 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약칭 국민신탁법)이 제정됐다. 보전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과 자연환경 자산에 대한 국민신탁운동이 본격화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국민신탁법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국민신탁(National Trust)에 기초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국민신탁운동은 우리의 마을 공동체와 공동 재산의 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과거 마을의 어장이나 송산 등은 누구의 소유도 아닌 마을 공동체 모두의 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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