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을 걷다 #88] 군산동초와 구슬뫼길… 군봉공원·통매산
상태바
[군산을 걷다 #88] 군산동초와 구슬뫼길… 군봉공원·통매산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10.31 16:35
  • 기사수정 2022-11-29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불4길…구슬뫼길 ‘아름다운 도심형 힐링산책로’ 각광
‘군봉공원- 통매산’ 한때 동부 시내권을 감싸는 동체(同體)의 야산
72년 역사의 군산동초… 소병훈 의원· 정회상 이사장 등 인물배출

군산시청과 조촌동으로 발길을 돌리면 숱한 얘깃거리 때문에 무엇을 먼저 다뤄야할지에 망설임은 여전하다.

번영로 구간 주변에 있는 현대주택의 한솔아파트와 아리울웨딩에서 전주방향으로 옮기면 지역인물들을 다수 배출한 군산동초등학교가 있다.

이곳을 끼고 있는 군봉공원과 통매산은 한때 실질적인 한몸처럼 이어진 그야말로 ‘군·산(群山)’이었으리라!

아마도 일제강점기 군산선과 전군도로(번영로) 등이 잇따라 개설되면서 동체(同體)였던 산은 두 개로 나눠졌을 것이라 추측하면 그리 잘못된 가설은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여기에다 내부의 길들이 분화되면서 지역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일단 기존 시내권을 다루고 동북쪽의 개정동 등은 나중에 다루는 것이 좀더 합당할 것 같아 이번 편에선 공간적인 면을 한정하고자 한다.

조촌동(助村洞)의 역사는 원어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우리 고유지명이라기 보다는 근대기를 겪으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지명이란 생각이 든다.

군산의 지명 유래를 살펴보면 이런 추론이 좀더 근거를 갖고 있는 듯하다.

이곳은 본래 임피군 서사면 지역으로서 ‘조촌’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른 산물이란 점에서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 시기에 옥구군 개정면에 편입됐고 후에 1940년 11월 군산시에 편입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런 역사때문에 지역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의 탄생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하겠다.

기존 시내 구간, 즉 원도심과 다른 발전흐름을 유지했었지만 도심이 팽창하면서 1950년 이곳에 초등학교가 문을 새로 열었다. 이 학교가 오늘날의 동초등학교.

군산동초 전경. / 사진=투데이군산
군산동초 전경. / 사진=투데이군산

1961년 동초등학교로 개칭된후 1996년 현재의 이름을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곳의 생활권에는 조촌동과 사정동, 개정동 일부까지 포함하는 바람에 다수의 인물들을 배출했다. 지금까지 배출한 동문은 72회 총 9815명이다.

오랜 역사의 학교답게 다수의 인물들을 배출했는데 대표적인 이가 소병훈 의원(경기도 광주시갑) 등이다. 또한 정회상 매촌의숙 장학재단이사장과 김성곤 전 시의원, 신영자 전 시의원, 이종우 덕진구 선관위사무국장, 고영호 페이퍼코리아 전무, 고정민 서울대 교수(전 고대식 전 군산농협조합장 아들) 등이 그들이다.

한편 아리울웨딩은 지역 유명 웨딩업계 K씨가 이곳에 2000년 이후 건축, 한때 새로운 웨딩문화를 열었지만 이 영화는 얼마가지 않았다. 최후 이곳의 주인이었던 금융인은 이곳과 사업이 맞물리면서 자신의 생도 안타깝게 마감했다. 이곳이 전성기 땐 주변이 차량이 엉키고 학교운동장에도 장사진을 친 상황을 연출했다. 이곳에는 최근 전북최고 주택건설업체인 제일건설이 시공한 센트럴파크가 건축돼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아리울웨딩과 센트럴파크. / 사진=투데이군산
아리울웨딩과 센트럴파크. / 사진=투데이군산

# 구불4길과 구불길 탄생의 에피소드

이곳과 떼려야 뗄수 없는 곳이 군봉공원이다. 구불4길이란 이름의 구슬뫼길은 전북천리길을 포함하는 18.5㎞에 달한다.

구슬뫼길의 군봉공원 주변은 수많은 학교와 관공서, 아파트단지 등을 끼고 있다.

그 주요산책로를 보면 조촌동(월명종합경기장)~ 군봉산~ 장군봉(85.5m)~ 편백 숲 산책길~ 구암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불4길의 핵심공간으로 주변에 쌍천의 흔적과 군산제일고, 군산간호대, 군산동초, 개정초, 군산동고, 전주지법 군산지원 및 전주지검 군산지청, 페이퍼코리아 부지 등이 위치해 있다.

*구불길은 ‘길 스토리텔링’의 첫 작품?

전국에는 다양한 ‘길’ 관광코스가 존재한다.

그 열풍의 시작은 2007년 탄생한 제주 올레길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후 전국적으로 퍼져나갔고 2년 가량 지나 군산에도 자연스럽게 ‘길’ 열풍이 일어났다.

그 중심에 ‘구불길’이 있다. 이곳은 화려한 볼거리와 거리가 있는 향토색 짙은 고향 마을의 뒷산과 같은 길이 탄생하면서 이곳도 지도에 이름을 올렸다.

누군 이런 길 프로젝트를 통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했고 어느 지자체는 ‘길’을 수출하는 기염도 토했다.

구불길의 탄생일은 2009년 7월6일이라면 너무 거창한 표현일까.

구슬뫼길 중 군봉공원 주변 코스. / 사진=투데이군산
구슬뫼길 중 군봉공원 주변 코스. / 사진=투데이군산

구불길 임현 이사장은 대중교통을 통해 군산으로 도착했을 때 걸으면서 군산의 풍광과 정감이 있는 곳을 찾았는데 그 출발점이 ‘군산역’이라는 것이다. 이 길은 처음에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마을의 한적한 길이나 논길을 걷는다는 정감때문에 길 이름들을 놓고 전국이 ‘길 전쟁’을 벌였다.

물론 이런 노력은 보통 지자체와 협업했고 다양한 공간을 걸으면서 이름이 명명된 바 있다. 군산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지명의 작명은 대개 한자 지명을 우리말로 풀어쓴 것이란다. 이런 결과물이 전국 10대 길에 올랐고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단다. 이런 유명세 때문에 구불길의 상당구간이 ‘전북 천리길’에 포함되는 영예까지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기에 고교 동창인 채행석 당시 담당계장과 구불길 임현 이사장 등 관계자와 함께 동행한 후 기사화했다.

그 내용이다. <구불길이 만들어진 시기에 지역의 한 언론사에 근무하던 때 필자가 취재한 기사(2009년 9월20일자)다> - < 구불길 > -

최적의 도보 여행지를 손꼽히는 구불길.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져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여행길이라는 뜻의 ‘구불길’은 총 4코스로 나눠졌다.

각 코스는 15~20km 거리로, 일반 성인이 걸어서 6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일정 중에 식사를 하거나 농가체험을 하는 등 여유롭게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특히 바다와 강이 만나고 평야와 나지막한 동산이 어우러져 있어 아름다운 풍광이 도보여행지로 제격이며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와 역사의 흔적을 만나면서 걷는 여행길은 여행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 1코스 비단강길- 비단처럼 펼쳐진 금강과 인접한 채만식문학관, 금강철새조망대, 오성산, 나포십자들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문학과 역사, 자연과 생태가 어우러져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 2코스 햇빛길- 생태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 즐거운 자연학교에서 시작해 망해산, 임피향교, 채만식생가터, 깐치멀농촌체험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로 오르막이 많아 힘이 들지만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과 무성한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길이 일품이다.

△ 3코스 큰들길- 전국 최우수브랜드 쌀인 ‘큰들의꿈’을 재배하는 대야들을 가로질러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채원병 가옥을 들러 숨을 고른 후 최호장군유지, 발산리유적지 등을 지나며 과거와 소통하게 되는 매력적인 코스다.

△ 4코스 구슬뫼길- 마치 원시림처럼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군산저수지 주변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으로 평화롭고 옥산(玉山)이라는 지명이 말해주듯 저수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산들이 마치 구슬처럼 아름다우며 이 코스를 따라가다보면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쌍천 이영춘박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