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형 일자리 진단 上] 경제위기 극복 야심작의 불안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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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형 일자리 진단 上] 경제위기 극복 야심작의 불안한 출발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09.29 08:55
  • 기사수정 2022-09-3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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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힘찬 출범…전국 6번째 상생 모델로 눈길
조마조마한 중국업체 반복… 바이톤→ 패러데이퓨처
중국산 조립생산기지냐 vs 독자기술 장착 자생하느냐 논란 분분

한국GM군산공장 폐쇄(2018년 5월)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등으로 찾아온 군산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민·정이 함께 중견 및 중소기업의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상생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군산형 일자리의 시작이었다.

이 사업의 출범은 2019년 10월24일.

하지만 당초의 목적과 달리, 곳곳에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의 목표와 계획은 이미 공허한 메아리처럼 변한 지금, 군산경제상황을 살펴봤다.

이에 <투데이군산>은 약 3년 동안 진행되어온 △ 경제위기 극복 야심작 ‘군산형일자리’ 초기부터 삐끗(상) △ 참여 업체들의 현주소와 미래 불투명(중) △ 향후 ‘군산형일자리 2’ 해법과 대안은(하) 등 3차례에 걸쳐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에디슨모터스㈜ 등 5개사가 전기차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전북 군산형 일자리 합동 기공식’을 개최했다.​/사진=군산시​
에디슨모터스㈜ 등 5개사가 전기차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전북 군산형 일자리 합동 기공식’을 개최했다.​/사진=군산시​

‘철수한 GM 군산공장과 새만금에 4,000억 투자, 전기차 17만대 생산, 대기업 중심 광주·구미 일자리 모델과 달리 중견기업 중심 모델, 지역 공동교섭· 적정임금 시현 등 최고 수준의 상생 지향… ’

2019년 10월 말 군산형일자리 출범 때 온통 분홍빛 목표치였다.

과연 약 3년이 지난 군산의 현주소는 어떻게 됐을까.

“시민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냐”라고 묻는다면 불만과 한숨만 가득하다.

# 군산형일자리 기대 속 출범… ‘군산의 새로운 도약’ 기원

사진=투데이 군산
사진=투데이 군산

군산을 대한민국 전기차산업의 메카로 만들려는 ‘전북군산형 일자리’는 2019년 10월 24일 첫발을 뗐다.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명신 군산공장에서 전북도와 군산시, 민주노총 등이 참석해 ‘군산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기원했다.

당초 명신그룹이 주축이 된 명신 컨소시엄을 비롯한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MPS 코리아가 중심이 된 새만금컨소시엄은 군산과 새만금 일대에 4,122억원을 투자해 17만7,000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군산권역에 있는 800여개의 자동차 부품협력업체와 자동차융합기술원· 건설기계부품연구원 등 총 10여개 자동차 관련 연구기관을 활용한다는 로드맵이었다.

이렇게 얻은 일자리가 1,902개였다.

탄생한 군산형일자리는 광주형을 시작으로 밀양· 대구· 구미· 횡성에 이은 6번째 지역상생일자리이기도 했다.

군산형 일자리의 획기적인 내용은 상당했다.

이는 협의과정부터 노·사·민·정의 이해당사자가 직접 참여해 선진형 임금체계, 원하청 상생 등 지속가능한 상생협약을 체결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시는 상생형 지역일자리 선정 이후 지속적으로 22개의 협약 기관· 단체· 기업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상생협의회를 비롯한 실무추진위원회를 개최하며 사업의 추진속도를 높여왔다.

특히 이 사업은 출범 당시 장밋빛 기대감으로 넘쳐났다.

군산형 일자리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튼튼한 경제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업을 탈피하여 미래 신산업인 전기차 산업생태계 조성이 시작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심지어 전북연구원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북 군산형 일자리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 11조 4,671억원, 부가가치 2조 8,149억원, 취업유발 3만6,899명으로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사업 추진이후 후속추진보고회를 통해 향후 추진로드맵을 공유하는 한편 주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현장점검을 통해 사업의 순조로운 추진상황을 증명했다. 또한, 코로나 정국에서도 R&D 연계협력 TF회의 등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활발한 행보를 거듭했다.

여기까지였다.

# 중국계기업의 투자 실망감 ↑… ‘롤러코스터’ 연상

당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완성차 기술력이나 재무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냥 꽃길을 다닐 수 있을까였다.

그 주된 고민이 불안정한 중국계 자동차기업들의 정상적인 투자는 물론 완성차 기업들의 기술력을 넘어설 수 있을 지였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그대로 민낯을 드러냈다.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였던 중국업체들의 투자나 진행과정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연속이었다. 해가 바뀌면서 중국의 핵심 파트너사가 경영난 등으로 흔들리더니 2년째 맞아 새로운 업체의 투자를 받는 상황으로 변했다.

‘중국계 글로벌전기차업체’ 바이턴의 경영난은 결국 초기 단계에서 부터 삐꺽하면서 거의 전면수정해야 하는 모양새로 변했다. 이름이야 그럴듯하게 불리였지만 실질적인 기반은 중국업체였다 할 수 있다.

결국 군산형 일자리사업의 모든 내용은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백지화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독자모델로 꿈꾸기 전에 전반적인 전략 수정을 거듭해야 했다.

이런 상황 속 엎친데 덮친 격은 군산형일자리 국내 주요참여기업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기업의 형태도 투자 지연과 주가조작 등을 연출하면서 그 기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코로나19 탓에 바이톤의 경영난이 2020년 중반이후 더욱 악화됐고, 약속된 위탁생산에 불확실성이 짙어졌다. 바이톤의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FI(재무적 투자자)의 투자 논의도 중단됐다.

물건너가는 듯했던 투자의 불씨는 가까스로 되살아났다.

그 구원투수가 2021년 2월 명신이 미국의 전기차(EV) 스타트업체 패러데이퓨처(FF)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명신은 지난해 3분기 패러데이퓨처와 위탁생산계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2014년 5월 설립된 패러데이퓨처는 고급 EV 모델 ‘FF91’과 ‘FF81’· ‘FF7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특수목적법인(SPAC)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패러데이퓨처가 스팩과의 합병으로 인정받은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무려 3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IPO로 패러데이퓨처는 약 1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 차입금 상환과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계 기업들의 상황은 어디가 끝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데 있다. 그래서 군산시와 국내 투자업체 등은 목하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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