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군산문학상 대상 소선녀 '새만금 기슭'·본상 김영철 '하제마을 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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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군산문학상 대상 소선녀 '새만금 기슭'·본상 김영철 '하제마을 팽나무'
  • 신수철 기자
  • 승인 2022.09.13 14:41
  • 기사수정 2022-09-13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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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선녀 시인
소선녀 시인

올해 신무군산문학상 대상에 소선녀 시인(김제)의 '새만금 기슭에서'가 선정됐다. 

또 군산 문인에게 주어지는 본상은 김영철 시인의 '하제마을 팽나무'가 뽑혔다. 

㈔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회장 신성호)는 13일 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가 주최하고 (재)동우문화재단(이사장 김동수)이 후원하는 2022년 제12회 신무군산문학상 수상자로 이 같이 발표했다. 

신무문학상은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 부친인 김봉욱 전 국회의원(12~13대)의 호인 '신무(辛武)'를 따 명명한 지역의 대표적인 문학상이다.

김영철 시인
김영철 시인

올해 심사는 정휘립(시인, 문학평론가)과 백남구(시인, 수필가, 아동문학가)선생이 맡았다. 

두 심사위원은 “6편을 하나로 탄탄히 묶어서 응모한 원고뭉치가 있었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만만치 않은 시력(詩力)의 산문시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다 같은 산문시들인데도 그 결이 제각각 달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더러 서구시의 흔적이 규지(窺知)되기도 하고 더러 동양적 체취가 흥건히 배어나기도 하는 등 그 결 및 소재의 넘나듦이 눈부실 정도로 광폭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한 작품은 뻔한 소재인데도 우리네 율조로 유려한 주술처럼 풀어내는 솜씨는 치열한 심사로 혹사당한 선자들의 눈을 번쩍 뜨게 하였다"고 극찬했다. 

바로 그 작품이 '새만금 기슭에서'라는 것이다. 

이들은 "우선 친숙한 그 율격은 영락없는 우리말이 빚어내는 우리네 흥이다"며 "새만금 개척의 희망을 기리면서도 그 문제점들을 가름하려는 듯 문학적 살풀이를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정도의 시화력(詩化力)이라면 앞으로 어떤 소재인들 겁날 게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문학상 시상식은 12월 예정인 2022년도'군산문인의 밤'행사에서 이뤄진다.

새만금 기슭에서

우우 우우우우 우

대금에서 들이댓바람 빠져나온다 파도가 출렁여도 너울러리지 않는 수평선 쓰다듬는다 잘한다 북채 누름새 지그시 떡덩이 늘어나네 호랑이 배고픈 시절 바닷물결 떠밀려가고 첫삽 뜬지 30여 년 대장봉 버들강아지 거드름춤 보소 옛날 떠돌던 바다에서 노 놓쳤던 일 있었다고 뒤집힌 배 밑바닥도 보았다고 그래서 가장 낮은 곳에 다다라 구불길 품어버린 새만금이라고 으이

덩기덩 덩기 덩덩 

가야금에서 사랑가 울려 퍼진다 절씨구 자리 폈으니 버선발로 아으아으 둥둥둥 허리띠 풀고 어우르자 배불뚝이 새끼 기르고 물장난치며 날숨 쉰다 윤슬이 내는 박자에 맞춰 재미난 요동춤사위 돌아간다 육지 쪽은 직선으로 바다 쪽은 물결로 가드레일 세운 섬세한 눈길이여 끄덕이는 추임새 따라 댓바람 허밍으로 잦아들고 포근한 엄마 품속으로 섬들이 줄지어 들어 온다 얼쑤

하제마을 팽나무

하제마을 육백년 팽나무 한그루

뼛속까지 자랐을 굴곡의 세월

홀로 살아난 관성의 힘으로 

아득히 묻혔던 시간을 꺼낸다

앙상한 나뭇가지마다 떠돌며

불어대는 비바람소리

썰물에 몸을 낮춰

창백한 미소를 짓는다

내 안에서 다지고 다진 속살에 

나무의 동맥이 포개졌다

한평생 같은 자리

알몸으로 견뎌낸 씩씩함에 대하여

쓸쓸히 속빈 하늘을 보았다

그늘 밖에서 그늘을 바라보면

나뭇잎  한잎 두잎

절정에서 보내야 하는 

장렬한 낙화다

보내고 맞이하는 인연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걸음마다 상처 입은

너의 자리

고독한 질곡 커가면서

천 갈래의 길을 보았다

이제 낯선

이국의 땅이 되어버린 하제마을

눈물 젖은 아픔이여

역사의 신화처럼

그 깊은 후경(後景)들

높새구름 뚫고

하늘까지 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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