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옥의 斷想] 영화 'RRR'과 아베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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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의 斷想] 영화 'RRR'과 아베의 죽음
  • 강성옥 LX 파트너스 대표이사
  • 승인 2022.07.25 13:17
  • 기사수정 2022-07-25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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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
강성옥

영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의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RRR>은 Rise(저항), Roar(포효), Revoit(봉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주인공 빔(Komaram Bheem 1900~1940)과 라주(Alluri Sitarama Raju 1872~1924)는 인도 독립운동 투사로 실존 인물이다.

두 주인공의 활동 시대가 다르지만 감독은 ‘두 독립운동가가 함께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가상의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었다. 라주는 무장투쟁을 수행한 인도 혁명가로 1922년 람파 반란을 이끌다가 1924년 공개 처형되었다. 빔은 감옥에서 탈출하여 라주의 무장투쟁을 따라 인도의 독립운동을 주도했지만 결국 조국의 독립을 지켜보지 못하고 영국군에게 처형당하였다.

<RRR>에서 주인공 라주는 영국 경찰이 된다. 영국군에 항의하는 인도 군중 속을 뚫고 들어가 주모자를 잡아 지배자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한다. “모두에게 무기를 지급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려는 라주는 영국 총독부의 인정을 받아 무기고를 장악하려고 한다. 그래서 개인이나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대의를 위한 희생으로 치부한다.

영국 총독 부인을 위해 노래 부르던 소녀 말리는 총독 부인에게 끌려간다. 자신의 딸을 돌려달라고 애원하는 소녀의 어머니는 몽둥이를 휘두르는 영국군에게 살해당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빔은 동생 말리를 찾아오기 위해 영국총독부가 있는 도시로 떠나 생활하며 총독부에 들어갈 방안을 연구한다.

주인공 라주와 빔은 한 소년이 열차사고로 위험에 처하는 순간 만난다. 함께 소년을 구하고 친구가 되어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중 빔은 동생 말리를 구하기 위해 각종 맹수들과 함께 총독부로 쳐들어간다. 경찰인 라주가 막아서며 빔을 체포한다. 빔은 라주의 채찍에도 무릎 꿇지 않고 저항하며 노래를 불렀고 라주는 노래 하나로 군중들이 들고일어나는 모습을 보며 오직 무기를 구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사소한 희생이라고 치부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빔을 구하고 자신이 체포된다.

빔은 라주가 무기를 구하기 위해 총독부에서 경찰로 활동한 것과 곧 처형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라주를 구하기 위해 총독부에 들어간다.

생소한 인도영화이지만 러닝타임 3시간 5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고 긴 여운을 남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인도의 상황이 일제강점기 우리나라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얼마 전 일본의 대표적 극우 수장인 ‘아베 신조’가 살해되었다.

아베 총리는 일급전범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당당하게 참배하며 일제강점기 만행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정당화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같은 전범 국가인 독일은 자신들과 선조들이 저지른 전쟁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한다. 히틀러를 칭송하지도 않는다. 독일의 지배를 받은 나라 국민들도 독일기를 들고 시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종종 시위 현장에 일장기를 들고 나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제강점기를 미화하는 현상까지 있다.

“전 여태껏 고국을 위해 무엇이든 희생할 준비가 됐었어요”

“총만 있으면 자유를 되찾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빔은 노래만으로 모두를 휘어잡았죠”

“빔의 심금 울리는 노래는 모두가 무기 그 자체가 됐어요.”

영화 <RRR>에서 주인공 라주의 대사를 통해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구 선생님의 문화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일찍이 김구 선생님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K-POP을 비롯하여 드라마, 영화산업까지 대한민국의 문화는 김구 선생님이 말한 ‘높은 문화의 힘’에 다다랐다. 이제는 일제강점기에 심어놓은 식민사관에서 완전히 벗어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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