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맛' 대첩] 군산표 꽃게장, '밥 절도' 혐의 구속영장 청구(?)(14)
상태바
[군산 '맛' 대첩] 군산표 꽃게장, '밥 절도' 혐의 구속영장 청구(?)(14)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4.08 09:53
  • 기사수정 2022-01-14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음식…‘눈과 혀를 즐겁게 하는 풍미(豊味)’
계곡가든, 대가, 한주옥, 유성(가든) 꽃게장 등 전국 미식가들 손짓
꽃게장 부문 첫 특허…계곡가든 김철호 사장 ‘개척자 역할’ 톡톡
계곡가든 꽃게장./사진=군산시
계곡가든 꽃게장./사진=군산시

 

최근 군산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십중팔구 꽃게장을 찜하지 않을까.

다이어트 중이라면 절대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최고의 밥도둑’은 꽃게장.

오늘날 군산의 꽃게장 맛이 전국을 호령하게 된 것은 조상들의 맛 비법과 이를 연구하는 요리선구자들의 덕분이다.

간장게장은 양념간장이 스민 속살을 회처럼 맛볼 수 있어 좋고 양념게장은 매콤 달콤한 양념맛과 다양한 맛들이 더해져 좋다.

전주는 한옥마을이란 랜드마크와 함께 전국의 음식 맛을 대표하는 고장으로 우뚝 섰다. 이 때문에 전국의 식당들이 ‘전주~’라는 음식점 간판을 선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그 이름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군산사람이거나 군산을 다녀간 사람들은 맛의 고장에 관해선 단연코 군산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지역에서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지 군산의 음식 맛을 보면 수긍한다.

이런 예를 들자면 어느 종편방송에 나오는 ‘수미네 밥상’을 주도적으로 이끈 이가 군산출신 탤런트 김수미씨라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군산의 엄청난 식자재, 해산물과 풍부한 민물고기, 풍족한 농작물 등을 요리한 어머니에, 어머니에 그 어머니 등으로부터 배운 솜씨 아니었을까.

여기에다 내비게이션 등을 활용한 맛집을 찾는 미식가들의 발길들도 이를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맛의 지표 같은 미슐랭 요리와 합성어라 할 수 있는 ‘카슐랭(카(Car) + 미슐랭: 미쉐린 가이드)’ 맛집 전국 1위를 차지하거나 미식가들의 집중적인 순례물결이 있는 곳을 꼽으라 하면 단연 ‘군산’은 그 상단을 차지할 것이다.

군산의 음식류 중 전국구급이라 할 수 있는 맛의 대명사는 이성당 빵, 짬뽕, 꽃게장 등이다. 이를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자칭 ‘군산의 3味’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들 음식은 미슐랭 요리와 카슐랭의 맛집으로 독보적인 입지에 올라 있는 것이 바로 꽃게장일 것이다.

그래서 군산에서 ‘음식 솜씨가 없는 사람이 절대 피해야 할 직업이 음식점’이라는 속설도 있다. 이런 연유 때문에 원조들에게 배운 실력과 비법(?)을 이어받은 2대, 3대를 잇는 식당들이 다수 존재하기도 한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누구는 바다와 민물, 평야가 있어 그렇다고 설명하곤 한다. 즉 풍요로운 환경에다 특산물과 맛의 오묘한 결합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이런 군산을 보고 싶어 하는 이가 있으니 전국의 미식가들이다. 아니 식도락가들이 순례자들처럼 군산의 맛집들을 빈번하게 오가고 있다.

왜 군산일까.

◆군산꽃게장의 비상 … 전국 명품으로 화려한 등장

서해안을 끼고 있는 대부분 지역에서 꽃게가 나오는데 유독 군산의 꽃게장이 유명해진 이유는 뭘까.

본래 꽃게 보관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살아 있는 꽃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살을 파먹기 때문. 냉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야 싱싱한 꽃게를 바로 얼려 보관하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과거에는 전혀 가능하지 않았다.

꽃게는 꽃게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 것이 전부였는데 이런 염장한 꽃게는 다른 젓갈류처럼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는 있지만 꽃게살의 보드라우면서 담백한 맛이 소금의 짠맛에 가려졌다.

이 고민에서 전국민의 밥도둑 간장게장이 탄생하게 비밀이자 비화(秘話)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간장에 꽃게를 절이니 보존기간이 늘어남은 물론 간장과 꽃게살의 조화도 이뤄졌다. 신선한 꽃게에 파, 마늘, 생강 등을 넣고 간장을 식혀서 부어주고 골고루 양념이 스미도록 꽃게가 완전히 잠길 때까지 붓는다. 그리고 꽃게 속살에 간장양념이 어느 정도 배었다 싶으면 간장을 따라낸 후 다시 간장을 끓여 식힌 뒤 붓는다. 간장게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걸 세 번 반복하는 것을 ‘삼벌장’이라고 한다. 군산의 꽃게장은 삼벌장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비법을 빨리 터득한 곳이 군산이었을 것이다. 이유를 찾으라면 만경강과 금강을 끼고 있는 넓은 평야와 전라도의 풍요로운 맛 등과 결합한 지리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더 맛있게 먹는 법을 고민하던 어느 어부의 아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이어트 때 절대 상종하지 말아야할 밥도둑(?)

게는 꽃게, 농게, 칠게, 바다참게 등 바다에서 나는 것과 민물에서 나는 것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 게들은 탕, 찜, 볶음, 장 등의 요리에 폭넓게 이용된다.

게 요리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것은 게장이다. 밥한 그릇을 너끈히 먹어치울 수 있을 만큼 입맛을 돋게 하는 음식이 게장이다. 옛날부터 게장은 서민에서부터 고관대작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즐겨 먹었던 대중음식이었다.

과거 게장은 간장에 오래 삭혀야 특유의 감칠맛이 나서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짜게 담그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짠 음식은 고혈압 등에 문제가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맛의 변화를 필요로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음식연구가들은 훨씬 좋은 맛과 덜 짠 음식을 만드는데 골몰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이 분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곳이 군산이었다.

◆꽃게장 특허 1호 탄생… 군산꽃게장의 전국 제패

군산의 꽃게장이 전국적인 반열에 오른 것은 김철호 (유)내고향시푸드 대표의 노력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할 수 있다.

과거 어머니 손맛에 의지해 집집마다 소규모로 담가 먹었지만 영세한 규모와 짠맛을 극복하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김 대표는 1997년 내고향꽃게장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2002년 독특한 게장과 소스제조방법으로 국내 최초로 꽃게장 특허를 받기도 했다.

2005년 (유)내고향시푸드로 법인명을 바꾼데 이어 2007년 대한명인협회로부터 ‘꽃게장 명인’, 해양수산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각각 선정되기도 했다. 꽃게장 연구의 현대화와 산업화 공로로 대통령 산업포장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꽃게장 명인으로 등극했다.

이 과정에서 계곡가든 꽃게장의 체인점이 전국으로 퍼져나갔을 뿐 아니라 군산꽃게장의 입지를 확고히 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문꽃게장 맛집들로는 계곡가든(1991년 1월개업)을 비롯한 유성(가든)꽃게장(1992년 4월 개업), 한주옥(2003년 10월 개업), 대가(2000년 10월) 등 10여 곳에 달하며 꽃게장을 판매하거나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수두룩하다.

이런 선도적인 군산에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꽃게 원료 확보 문제와 꽃게요리의 이벤트 등에는 여전히 숙제를 안고 있다.

김철호 (유)내고향시푸드 대표는 “군산의 꽃게장 맛을 현대화하는데 성공했지만 전국적인 꽃게장 대표지역이 되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국 꽃게 요리 경연대회 등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도 또 다른 과제”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